현대중공업은 현대오일뱅크 경영권 확보를 밝힌데 대해 정유업계가 “과점을 막았다”면서 정유회사는 물론 주요소들이 내심 반기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이 전날 이사회에서 현대오일뱅크 최대주주인 IPIC에 지분 전량(70%)에 대한 주식매입권리를 행사하겠다고 밝히자 지금껏 GS칼텍스가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던 경쟁사들과 주유소들은 환영하는 반응을 보였다.
SK에너지는 SK인천정유의 인수·합병을 통해 111만500배럴의 정제능력을 보유해 업계 1위를 달리고 있지만, GS칼텍스(77만 배럴)가 현대오일뱅크(39만 배럴)를 인수하면 업계 수위 자리를 내줘야 할 판이었다.
SK에너지는 현대중공업이 현대오일뱅크 인수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업계 1위 자리를 더욱 공고히 할 수 있다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GS칼텍스로서는 후발주자인 S-Oil에 한진그룹이 참여해 부담을 느끼는 상황에서 현대오일뱅크 인수가 돌파구가 될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아쉬운 상황이다.
주유소 업계는 현대오일뱅크가 기존 정유사가 인수할 경우 과점현상이 더욱 심해질 우려가 있다면서 현대중-현대오일뱅크 조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 계열의 한 주유소 사업자는 "또 지금은 현대오일뱅크가 조금이라도 경쟁을 자극하지만 정유사 숫자가 줄어들면 경쟁도 약화돼서 주유소와 소비자들이 불리해질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정유사 숫자는 5개에서 인천정유가 SK에 인수되면서 4개로 줄었고 GS칼텍스가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할 경우 3개로 감소해 독과점 구도가 공고해지게 된다.
현대오일뱅크 직원들도 경쟁업체인 GS칼텍스에 합병됐을 경우 겪게될 대규모 구조조정을 피할 수 있고, 기업문화가 비슷한 범 현대가 편입된다는 점에서 반기고 있다.
다만 IPIC측이 신임하는 현 서영태 사장의 입지는 불안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일단 지분 매각이 마무리 되기 전까지는 유임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일부에서는 IPIC가 현대중공업의 주식매입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지루한 법적 다툼을 벌일 경우 회사가 투자나 경영활동에 과감히 나서지 못하고 정체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신종명 기자 skc11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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