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8개 증권사와의 계좌개설 제휴를 전격 중단했다. 내부 계열사인 우리투자증권과의 시너지 강화를 위한 조치라는 해석이 나온다.
3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이날 오후 6시부터 8곳 증권사에 대한 대면·비대면 계좌개설 서비스를 중단한다. 대신증권, KB증권, DB투자증권, iM투자증권, 하나증권, IBK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케이프투자증권 등이 대상이다. 이에 따라 고객들은 31일부터 우리은행에서 이들 8개 증권사 계좌를 개설할 수 없다.
우리은행 측은 이번 조치가 “업무 효율화를 위한 것”이라는 입장이다. 8개 증권사에 대해서만 계좌개설을 중단한 까닭에 대해서도 말을 아꼈다. 일각에선 계좌개설 건수가 적은 증권사를 대상으로 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지만, KB증권 등 대형 증권사도 포함돼 있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이에 금융권 안팎에선 다른 해석이 나온다. 지난 3월 새롭게 영업을 개시한 우리투자증권과의 협업에 집중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그룹은 우리투자증권이 금융위원회로부터 투자매매업 인가를 받은 후 우리은행과의 시너지를 내는 데 주력해왔다. 지난달엔 '우리WON뱅킹'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주식 거래가 가능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연계 서비스'를 오픈했다. 이 그룹 슈퍼앱(은행, 증권, 보험, 카드 등 그룹 내 모든 금융 서비스를 통합 제공하는 앱)을 통해 우리투자증권 주식 계좌 개설도 가능해진 상황이다. 우리투자증권은 8월 말까지 우리WON뱅킹을 통해 주식 계좌를 개설한 고객과 실제로 주식을 투자한 고객에게 지원금을 주는 이벤트도 진행 중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삼성증권과 국내 최초로 선보였던 은행·증권 복합상품인 ‘우리삼성CMA 보탬통장’의 제휴도 지난 3월 말 중단한 바 있다. 이 통장은 은행계좌의 편리함에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의 고수익이라는 장점을 더한 상품이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우리투자증권이 본격적으로 자리를 잡기 전 우리은행이 내부 고객 유입을 돕는 역할을 하려는 것”이라며 “과거에는 제휴 증권사를 넓게 가져가며 고객 선택지를 다양화했지만 그룹 내부 시너지에 무게를 두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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