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최초로 추진한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발효 4주년을 맞아 무역수지 적자 폭이 개선되는 등 FTA 체결에 따른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주요 수출 품목인 자동차는 지난해 칠레시장에서 일본을 제치고 점유율 1위에 올랐다.
31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한·칠레 FTA 발효 4년째였던 지난해 4월부터 올 2월까지 10개월간 우리나라의 대 칠레 수출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96.5% 증가한 30억9100만달러, 수입은 4.0% 늘어난 39억3800만달러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대 칠레 무역수지는 8억4800만달러 적자로, 협정 발효 직전 1년간(2003년 4월∼2004년 3월) 수준(-8억400만달러)을 회복했다.
FTA 발효 후 대 칠레 무역수지는 전체 수입의 75%를 차지하는 동(銅)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으로 발효 후 1년간 10억9500만달러, 발효 후 2년 13억3500만달러, 발효 후 3년 22억7천100만달러 등으로 적자 규모가 확대돼 왔다.
재정부 관계자는 "발효 후 4년차인 지난해 4월 이후 대 칠레 수출이 급증한 반면 동 관련 제품 수입은 늘지 않아 한·칠레 FTA 발효 후 처음으로 무역수지가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한·칠레 FTA 발효 후 대 칠레 수출은 경유(162.9%), 무선통신기기(61%), 자동차(43.3%), 컬러TV(38%) 등을 중심으로 크게 늘었다.
특히 자동차의 경우 관세가 단계적으로 줄면서 지난해 칠레 시장에서 모두 6만6729대의 한국 자동차가 판매돼 시장 점유율 29.3%로 일본(25.2%)을 앞서고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일본과 칠레가 맺은 FTA가 발효돼 일본산 경유 및 자동차 등에 대한 관세도 철폐되기 때문에 향후 수출 증가세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FTA 발효 후 4년차 기간에 칠레로부터의 수입은 포도주(53.7%), 돼지고기(44.4%), 홍어(15.6%), 포도(12.5%) 등이 크게 늘었고 키위(-19.2%)는 감소세로 돌아섰다.
재정부는 "협정 발효 이후 대 칠레 농산물 수입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주로 미국 등 경쟁국 수입 농수산물을 대체하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국내 농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실제 국내 시설포도 재배면적은 한·칠레 FTA 발효 이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으며 국내 돼지고기 사육두수는 오히려 증가 추세에 있다고 재정부는 전했다.
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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