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발 신용위기 우려가 가시지 않고 있다. 신용평가사 무디스가 세계 최대 채권보증업체(모노라인) MBIA에 대해 신용등급을 하향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채권보증업체에 대한 신용등급이 하향될 경우 금융기관들의 손실로 직결돼 신용위기가 가중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무디스는 MBIA의 신용등급을 `Aaa`에서 `Aa`으로 하향할 수 있다면서 `A`로 추락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MBIA의 경쟁업체인 세계 2위 채권보증업체인 암박파이낸셜에 대해서도 신용등급을 `Aaa`에서 `Aa`로 하향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무디스는 채권보증업계의 사업 전망이 밝지 않다면서 재무 상황도 양호하지 못하다고 평가하고 채권보증업계의 보증 포트폴리오에서 손실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 발표에 대해 주식시장은 MBIA와 암박의 주가 급락으로 대응했다.
이날 MBIA의 주가는 15.84% 급락한 5.63달러를 기록하면서 1988년 이후 최저치로 추락했으며 암박의 주가는 17% 빠진 2.49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이날 암박의 주가는 사상 최저치다.
최근 1년간 MBIA 주가 추이 <출처: 야후파이낸스> |
그동안 신용위기 우려속에 MBIA의 주가는 지난 1년간 무려 90% 이상 폭락한 상태다. 같은 기간 암박의 주가 낙폭은 97%에 달한다.
MBIA의 제이 브라운 최고경영자(CEO)는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조정 경고 소식이 전해진 뒤 즉각적으로 반박 성명을 발표했지만 금융시장의 우려를 잠재우지는 못했다.
브라운 CEO는 "무디스의 경고는 불필요한 것"이라고 강조했으며 암박의 마이클 칼렌 CEO 역시 "무디스의 조치는 불행한 것"이라면서 "지금 문제는 일시적인 것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두 기업의 반박 성명에 대해 그다지 동의하지 않고 있다. 크레딧사이트의 로버트 하인스 애널리스트는 "채권보증업계가 전방위적인 위기에 처했다"면서 "더욱 많은 손실이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무디스와 스탠더드앤푸어스는 올초 암박과 MBIA의 신용등급을 하향할 있다고 경고한 바 있으며 당시 이들 기업에 대한 등급이 하향될 경우 금융시장에 미칠 충격은 1조달러 이상이 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된 바 있다.
한편 암박은 지난 1분기 16억6000만달러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MBIA는 24억달러의 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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