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IA BIZ] 중동 전쟁이 바꾼 베트남 수산물 지도..."배송 2주 늦고 운임은 600만원 뛰고"

  • 1분기 수출 19% 늘었지만 고운임·물류 차질에 발목

  • 15년 만의 판매가 최대 인상에 신규 주문 감소

생선을 손질하고 있는 직원 사진베트남 통신사
생선을 손질하고 있는 직원 [사진=베트남 통신사]


중동 전쟁으로 촉발된 해상 물류 차질이 베트남 해산물 수출 구조를 뒤흔들고 있다. 베트남의 전통적인 해산물 수출 시장이었던 미국은 물류비 상승과 관세 장벽으로 급격히 위축된 반면, 지리적으로 인접한 중국으로의 수출이 빠르게 확대되며 전체 산업의 성장세를 지탱하는 모습이다.

12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를 종합하면, 최근 통계에서 올해 1분기 베트남 전체 수출액은 1229억3000만 달러(182조60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19.1% 증가라는 견조한 성적을 거뒀다. 그러나 같은 기간 중동 전쟁의 여파로 연료비와 운송비, 원자재 가격이 동반 상승하면서 남은 분기 동안 이러한 성장 모멘텀을 유지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실제로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의 3월 구매자관리지수(PMI) 조사 결과, 조사 대상 기업의 절반이 2022년 4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투입 비용이 증가했다고 응답했다. 이에 기업들은 약 15년 만에 가장 크게 판매 가격을 인상했고, 결과적으로 신규 수출 주문이 감소하는 부작용이 나타났다. S&P 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앤드루 하커 경제 담당 이사는 이를 두고 베트남 제조업체들이 직면한 “즉각적이고 상당한 영향”이라고 지적했다.

해산물 업계는 이러한 물류 부담의 직격탄을 맞은 대표적인 분야다. 베트남수산물수출제조협회(VASEP)에 따르면 중동 분쟁으로 선박들이 우회 항로를 선택하면서 배송 기간이 평소보다 10~14일가량 늘어났다. 국제 운임은 컨테이너당 약 2000~4000달러(약 300~600만 원) 급등했고, 40피트 냉동 컨테이너 운송비 역시 약 50만 동(약 2만8000원) 증가하며 수익성을 압박하고 있다.


이러한 여파는 미국 시장에서 가장 뚜렷하게 확인된다. 올해 첫 두 달간 베트남의 전체 새우 수출액은 6억9000만 달러로 20% 증가했지만, 대미 수출은 같은 기간 약 6000만 달러에 그쳐 전년 대비 22% 감소했다. 특히 2월 한 달간의 수출액은 1600만 달러에 불과해 무려 61%나 급감했다. VASEP은 미국 상무부가 냉동 온수성 새우에 대해 최대 25.76%의 관세를 부과하고 150일간 시행된 추가 10% 수입 관세 정책 등 기술적 장벽을 강화한 점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수입업체들이 항로 차질과 환적 증가에 따른 운임 상승 부담까지 떠안으면서 주문에 극도로 신중해졌다는 설명이다.

반면 중국 시장은 이 공백을 메우며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올해 1분기 중국과 홍콩으로의 수산물 수출은 약 7억64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약 45% 증가했고, 3월 수출액도 2억5000만 달러를 넘어서며 50% 이상의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레 항 VASEP 부사무총장은 이에 대해 “주요 시장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일 뿐만 아니라, 미국·일본·한국 등 여러 시장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전체 산업이 성장을 유지하게 한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설 수요와 활랍스터 시장의 공급 공백이 이러한 성장의 배경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1분기 미국 수출이 10% 이상 줄어든 것을 비롯해 일본과 한국도 약 10% 감소했으며, 유럽연합(EU) 시장은 정체 상태를 보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중국 쏠림 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메콩 델타 지역의 한 수산 기업 관계자는 “중국의 수입 정책과 규정은 변동성이 커 소비 시장에 빠르고 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품목별로는 희비가 엇갈렸다. 흰다리새우는 운송비 상승 여파로 수출이 정체된 반면, 중국 의존도가 높은 랍스터가 성장을 견인했다. 팡가시우스 메기(메콩대형메기속) 역시 중국 시장에서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고 틸라피아(민물고기)는 1분기 약 35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약 190%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결국 중동 분쟁은 해상 운송 혼잡과 비용 상승을 유발하며 미국과 유럽 수출을 위축시키는 동시에 중국으로의 물량 전환을 가속화하는 구조적 변화를 낳고 있다. 업계는 해상 운송 정상화 여부가 향후 감소분을 만회하고 수출 경쟁력을 회복할 최대 관건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수산업계는 판로 다변화를 지속하되, 안정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미국과 EU 등 전통적인 시장의 회복과 물류 환경 개선이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