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동산시장 침체로 전세계 자본시장이 출렁이고 있지만 그래도 믿을 만한건 부동산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특히 미국을 비롯해 북미와 유럽 부동산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펀드매니저들이 아시아에 주목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3일 보도했다.
FTSE의 제이미 페렛 아시아태평양 리서치 부문 책임자는 "기관투자가를 중심으로 아시아 부동산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다"면서 "글로벌 부동산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가운데 갈 곳을 잃은 유동성이 아시아를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아시아 부동산이 주목받는 이유로 기관투자가들의 투자 비중이 높지 않다는 점을 꼽고 있다.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상대적으로 투자 여지가 크다는 것이다.
지난해 주요 아시아 부동산에 대한 직접 수익률이 10%를 넘었으며 이같은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FT는 전했다.
지난해 아시아 지역 부동산 투자는 1210억달러(약 121조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이다.
KPMG에 따르면 미국을 중심으로 서방에서는 부동산 투자 규모가 축소되고 있지만 아시아 지역에 대한 투자는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됐다.
지역별로는 유럽과 오스트레일리아의 연기금 펀드가 아시아 부동산 시장에 대한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태지역부동산협회(APREA)의 피터 미첼 대표는 "지난해 아시아 리츠 시장은 높은 수익률을 안겼다"면서 "미국 기관투자가들이 투자 비중의 60%를 해외로 이동시키고 있는 것이 아시아 부동산에 대한 투자 증가의 배경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신용위기 여파로 아시아 금융권의 대출이 줄고 있는 것도 해외 펀드의 진입을 용이하게 하고 있다.
특히 일본에서 리츠(부동산투자신탁)이 2001년에야 도입되는 등 아시아 부동산 금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는 사실도 해외 기관투자가들의 활동 영역을 넓히는 요인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아직 성숙 단계에 진입하지 않은만큼 성장 속도도 눈부신 상태다. 리츠 도입 당시 20억달러 규모의 시장은 6년만에 820억달러로 40배 이상 성장했다.
제도적인 뒷받침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은 해결해야 할 문제로 지적된다. 아시아는 물론 세계 경제의 활력소 역할을 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는 현재 리츠와 관련된 법률조차 없는 상황이다.
모기지 증권화 시장 역시 아시아 부동산시장의 틈새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회계 컨설팅기관 KPMG의 앤드류 웨어 파트너는 "아시아는 모기지를 비롯한 파생상품 시장의 발전이 더딘 덕에 미국발 신용위기 여파를 상대적으로 적게 받았다"면서 "그러나 아시아 은행권은 전통적인 모기지 비즈니스를 훌륭히 수행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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