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체금예금에 사망자 명의로 새로 개설된 계좌가 총 814건, 예금액만 약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1000만원 이상 고액계좌가 절반이상을 차지했고, 계좌의 상당수가 유지기간도 짧아 탈세나 범죄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6일 김태환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의원이 우정사업본부로부터 제출받은 '사망자명의 계좌개설 내역'에 따르면 2002년 이후 2007년 8월까지 사망자 명의로 개설된 신규계좌는 총 814건, 예금액은 98억8000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금액별로는 1000만원 이상 고액 계좌가 416건으로 전체의 51.1%를 차지했고, 1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자료는 227건으로 27.9%에 달했다.
계좌유지기간별로는 1개월 미만 계좌가 108건을 기록하는 등 6개월 미만의 단기계좌가 263건으로 전체의 32.3%로 나타났다.
김태환 의원은 "우체국예금은 계좌개설시 대리인이 대리인과 타인의 신분증만 있으면 간단한 금융실명확인 절차를 거쳐 계좌를 개설할 수 있으며, 절차상으로는 사망여부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이들 계좌가 범죄에 이용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공공기관인 우체국의 사정이 이 정도라면 민간금융권의 상황은 더욱 심각할 것"이라며 "명백한 금융실명거래법 위반사항이고, 사망자 명의계좌가 범죄나 탈세 등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지속적인 조사와 더불어 근본적인 방지책 마련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변해정 기자 hjpy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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