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를 강타하고 있는 신용위기 사태와 함께 경기침체가 악화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감원과 공장 폐쇄 등 강력한 구조조정 계획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본격적인 어닝시즌을 맞아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미국 기업들의 '허리띠 조르기'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21일(현지시간) S&P500 기업 중 3분기 실적을 발표한 기업은 110여개로 이들 기업의 분기 순익은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야후는 3분기 순이익이 5430만달러(약 650억원)을 기록해 전년 동기 1억5130만달러에 비해 64% 감소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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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경기침체와 실적 악화로 미국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야후는 직원의 10%를 줄인다고 밝혔다. |
이는 톰슨로이터가 월가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통해 내다본 전망에 크제 미치지 못하는 것이다.
야후는 이와 함께 직원 1만4000명 중 10%에 해당하는 1400명에 대한 감원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최대 이동통신용칩 제조업체 텍사스인스트루먼트는 전일 3분기 순이익이 5억6300만달러를 기록해 전년동기 7억5800만달러에 비해 26% 감소했다고 밝혔다.
미국 4위 서버 컴퓨터업체 선마이크로시스템즈 역시 월가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실적을 공개했으며 미국 3위 화학업체인 듀폰은 3분기 순이익이 전년 대비 30% 감소했다면서 올해 순이익 전망치를 기존 최대 3.55달러에서 3.30달러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월가는 듀폰이 올해 3.47달러의 주당순이익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거대 복합기업인 캐터필라는 3분기 순이익이 8억6800만달러로 전년 대비 6% 감소했다고 밝혔으며 짐 오웬스 최고경영자(CEO)는 "내년 경제전망이 불확실하다"면서 "매출 전망이 올해 수준에서 정체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경기침체 확산과 함께 기업들의 감원 역시 연말을 앞두고 본격화할 전망이다. CNN머니에 따르면 미국 기업 중 대다수가 연말 감원을 결정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직장인의 47%가 해고 당할 수 있다는 불안감에 싸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감원 열풍은 특히 신용위기의 직격탄을 맞은 금융업종에서 강하게 불고 있다. 금융기관에서 근무하다 일자리를 잃은 직장인들은 올들어 11만명이 넘었다.
리먼브라더스를 비롯해 주요 투자은행들이 잇따라 문을 닫고 10개 넘는 은행들이 파산하면서 추가적인 금융업종의 감원은 불가피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망이다.
운좋게 일자리를 지켰다고 하더라도 '남아있는 자'들 역시 편치만은 않다. 기업들의 씀씀이가 더욱 줄면서 연봉인상은 커녕 삭감을 걱정해야 하는 것이다. 미국 기업 최고재무담당자(CFO)의 56%가 내년 연봉 삭감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의 실적 악화는 투자자들의 수익에도 직격탄을 날렸다. 이날 실적을 발표한 야후의 주가가 6%가 넘게 하락한 것은 물론 텍사스인스트루먼트가 6.3% 하락했고 선마이크로시스템즈 등 주요 기업들의 주가는 일제히 약세를 면치 못했다.
실적악화와 경기침체로 기업들의 배당금 역시 줄고 있다. S&P는 올해 S&P 500대 기업의 배당금 전망치를 기존에 비해 3% 하향 조정했다.
특히 4분기 배당금은 10% 감소해 1958년 이후 50년래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할 것이라고 S&P는 밝혔다.
민태성 기자 tsmi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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