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재에 취약한 주상복합건물이 여전히 화재 위험에 노출돼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일 서울시 소방재난안전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서울에 있는 11층 이상의 초고층건물(주상복합 포함)에서 발생한 화재는 총 530건으로 사망 1명, 부상 33명 등의 인명피해와 2억3750만원의 재산피해를 불러왔다.
시가 파악하고 있는 시내 주상복합건물은 모두 1만1559개동. 주상복합건물은 일반 콘크리트 아파트와 달리 철골과 고강도 콘크리트를 사용해 짓기 때문에 입주민들의 대피가 어렵고 열에 취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문가들은 "일반 콘크리트는 내부 수분이 수증기로 변해 입자사이로 빠져 나와 천천히 떨어지는 반면 고강도 콘크리트는 입자가 촘촘해 수증기가 빠져 나오지 못하다 폭발하듯 터져 나와 한꺼번에 떨어져 나가기 때문에 위험하다"고 설명한다.
실제로 지난해 국토해양부(당시 건설교통부)가 초고층 주상복합건물에 대해 실시한 화재 실험에서는 주상복합이 화재에 취약하다는 점이 드러났다. 이 실험에서 서울 강남의 타워팰리스와 같은 40층 이상의 초고층 건축물에 사용되는 40메가파스칼(MPa·1메가파스칼은 1㎡당 100t의 하중을 견디는 힘) 이상의 고강도 콘크리트는 화재시 열에 견디는 내화 성능이 급격히 저하돼 심할 경우 1시간도 버티지 못하고 무너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럼에도 서울시는 주상복합이 안전하다는 입장이다. 주상복합건물의 화재 등 비상사태에 대한 별도의 종합대책 또한 마련해 놓고 있지 않다.
권철수 서울시 소방재난안전본부 담당관은 "주상복합에 관한 특별 대책은 마련돼 있지 않다"며 "화재시 일정 온도 이상 환경에서 일어나는 폭열 현상 위험이 있긴 하지만 그로 인해 건물이 붕괴될 위험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짓는 고층 주상복합은 방화구역과 방화문, 트임공간 등을 충분히 확보해 연기나 불길이 아래층에서 위층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설계됐기 때문에 큰 문제는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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