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베트남을 국빈 방문한다. 이번 방문은 베트남 국회가 국가기구 개편을 완료하고, 지난 7일 또 럼 총서기를 국가주석으로 선출한 이후 처음으로 맞이하는 외국 국가원수의 방문이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매우 크다. 양국은 공고한 정치적 신뢰를 바탕으로 무역, 투자, 노동, 과학기술 등 전 분야에서의 협력을 한층 더 끌어올릴 전망이다.
18일(현지 시각) 베트남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번 방문은 또 럼 베트남 공산당 중앙위원회 총서기 겸 국가주석 내외의 초청으로 성사됐다. 이 대통령 취임 후 첫 베트남 방문이다. 현재 양국은 당과 정부, 국회 등 모든 채널에서 긴밀한 우호 관계를 유지하고 있고 지속적인 고위급 교류를 통해 정치적 신뢰를 다져왔다.
경제 지표 역시 이러한 협력의 깊이를 증명한다. 지난해 양국 교역액은 전년 대비 9.6% 증가한 895억 달러(약 131조 원)를 기록한 것으로 추산된다. 올해 1분기 교역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30% 급증한 269억 달러(약 40조 원)에 달했다. 특히 베트남의 대한국 수출은 81억 달러(약 12조 원)로 20.4% 증가했고, 한국으로부터의 수입은 187억 달러(약 27조 원)로 34.7% 확대됐다. 양국은 2030년까지 교역 규모를 1500억 달러(약 220조 원)로 확대하고 무역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한 계획을 추진 중이다.
투자 부문에서 한국은 베트남의 최대 투자국 지위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올해 3월 말 기준 한국의 대베트남 투자 프로젝트는 1만 447건, 등록 자본은 989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베트남 내 전체 프로젝트의 23%, 등록 외국인직접투자(FDI) 자본의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투자 자금은 제조업과 첨단기술, 전자, 자동차 부품, 건설, 부동산 등 핵심 산업에 집중적으로 유입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이 대통령의 베트남 국빈 방문 일정에 금융권 수장들도 현지 영업 현장을 직접 점검하는 일정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개발 협력 분야에서도 베트남은 한국 ODA(공적개발원조)의 약 20%를 수혜받는 최우선 협력국이다. 최근 5년간 한국의 대베트남 지원 규모는 5억 달러를 상회했다. 이 중 90%는 차관, 10%는 무상원조 형태로 이루어졌다.
인력 송출 등 노동 협력도 활발하다. 양국은 2023년 6월 고용허가제(EPS)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한 뒤 2025년 8월 이를 연장했다.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에 따르면, 2025년 말까지 약 4만5000명의 베트남 노동자가 EPS를 통해 한국에 입국하며, 여기에는 계절근로자 2만8500명과 숙련근로자 1만4700명이 포함된다.
과학기술 분야에서는 장관급 공동위원회 메커니즘이 원활히 작동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한국 과학기술연구원(VKIST) 2단계 사업이 진행 중이며, SK는 국가혁신센터에 연구 자금과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삼성은 '삼성 이노베이션 캠퍼스' 연구실을 설립하는 등 기업 차원의 혁신 생태계 투자도 활발하다.
인적 교류 또한 양적·질적으로 확대되는 추세다. 지난해 말 기준 한국에는 약 35만2000명의 베트남인이 거주하며 이 중 유학생과 노동자가 각각 10만 명을 넘어섰다. 한-베 다문화가정도 약 10만 쌍에 달한다. 베트남 현지에는 약 20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하고 있으며, 1만여 개의 우리 기업이 경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아울러 관광 분야에서 한국은 2025년 한 해 430만 명의 방문객을 기록할 것으로 보여 베트남의 제2위 관광객 송출국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이는 베트남 전체 외국인 관광객의 21%를 차지하는 비중이다.
이번 국빈 방문은 그동안 쌓아온 정치적 신뢰를 밑거름 삼아 경제, 개발, 노동, 과학기술, 관광 등 전 분야의 협력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는 결정적인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1992년 수교 이후 모든 한국 대통령은 재임 중 최소 한 차례 베트남을 방문했으며 베트남 고위 지도자들 역시 정기적으로 한국을 찾아 정상외교의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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