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5일 내년도 예산안을 처리하기 위한 막판 협상에 나선 가운데 부가가치세, 종합부동산세, 양도소득세, 법인세 등 핵심 쟁점인 일부 감세법이 어떻게 조정될지 관심이다.
여야는 그동안 국회 기획재정위 회의에서 감세 문제를 다뤄왔으며, 지난 4일 3당 원내대표.정책위의장 회담 등 잇단 접촉을 통해 소득세, 상속세, 증여세에 대해서는 사실상 합의점을 찾았다.
하지만 부가세, 종부세, 양도세, 법인세 등 4개 세제를 놓고 여야간 이견이 적지 않은 상황이고, 설령 감세법에 대한 여야 의견접근이 이뤄지더라도 예산안 처리시점을 둘러싸고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오는 9일 정기국회 회기내 새해 예산안 및 예산 부수법안 처리를 주장하고 있지만, 민주당은 예산안 등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를 위해 정기국회내 처리를 못박아서는 안된다는 입장이다.
◇부가세 = 민주당은 일부 영세 서비스업종의 부가가치세 30% 인하를 주장하고 있다.
민주당은 당초 재화.용역의 부가세 30% 일괄 인하를 요구했지만, `현실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한나라당의 반대에 음식점, 이.미용 업소 등 서민 자영업자에 대한 부가세 인하로 한걸음 물러섰다.
민주당의 부가세 인하안에 따른 세입 축소는 2조원 규모로 추정된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은 세법 기술상의 문제, 업종 선택에 있어서의 형평성 등을 들어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대신 중산.서민층을 위한 지원 확대에 초점을 맞춘 대안을 제시해놓은 상태다.
음식점의 의제매입세액 공제를 현재 106분의 6에서 108분의 8로 인상해주고, 신용카드 세액공제 인상, 택시 부가세 경감폭 확대, 아파트 경비용역에 대한 비과세 시한 2012년까지 연장 등을 통해 8천억원 가량을 지원하겠다는 것이다.
여기에 한나라당은 생필품 및 유아용품인 기저귀, 분유, 라면에 대한 부가세를 한시적으로 면제해준다는 안도 함께 제시했다. 이는 4천억원 가량의 지원 효과를 수반하지만, 정부의 반발이 거센 것으로 알려졌다.
◇종부세 = 한나라당은 전날 회담 결과를 토대로 "종부세 문제도 사실상 타결됐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종부세에 대해서도 여야간 미세조정해야 할 부분이 남아있다.
과세기준 6억원에 대해서는 공감대가 형성됐지만, 1가구1주택자에 대한 추가공제 및 세율 문제에 대한 막판 조율이 필요하다.
한나라당은 1가구1주택자에 대해 3억원을 기초공제해줌으로써 사실상 과세기준을 9억원으로 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주당은 `3억원 기초공제시 현행 세율(1∼3%) 유지' 내지 `기초공제 없는 세율 조정' 등 2개안 중 하나를 선택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한 세율을 조정할 경우 어느 정도 수준으로 할지에 대해서도 타협점을 못찾은 상태다.
한나라당은 전날 회담에서 0.5∼1.5%의 안을 제시했지만, 정부는 "1% 넘는 세율을 부과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입장을 고수하며 윗 세율의 마지노선으로 1.25%를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민주당이 전날 부가세를 쟁점으로 꺼내들었다면, 이날 회담에서는 종부세 조율을 집중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다만 1가구1주택 장기보유자의 보유기준에 대해서는 `8년 이상 거주자에 대한 10% 일괄 인하' 방안이, 고령자의 경우에는 `60세 이상 연령별 20∼40% 추가 인하' 방안이 집중 거론되고 있다.
◇양도세 및 법인세 = 양도세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될 수도 있다.
한나라당이 1가구2주택 이상 다주택자의 양도세 세율 대폭 인하 방안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은 미분양 아파트 문제 등이 해소되지 않고 있는 점을 감안, 1가구2주택자 50%, 3주택 이상자 60% 등의 세율을 1주택자처럼 9∼36%로 3년간 한시적으로 인하할 계획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부동산 투기를 조장하는 조치"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또한 법인세의 경우 13% 세율이 적용되는 과표구간을 현행 1억원 이하에서 2억원 이하로 상향조정하고 이들 구간의 세율을 10%로 낮추는 데는 여야 합의가 이뤄졌지만, 높은 세율 부분에 대해서는 미세조정이 필요하다.
대기업에 해당하는 2억원 이상 과표구간에 대해 민주당은 세율 인하를 2년 정도 유보하는 방안을 제시해놓았지만 합의에는 이르지 못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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