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자금난을 겪고 있는 대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한편 부실위험이 높은 대기업에 대해서는 밀착 모니터링을 실시키로 했다.
9일 금융감독원이 작성한 내부 보고 문건에 따르면 채권금융기관들은 C&그룹과 하이닉스 등 이미 유동성 애로를 겪고 있는 대기업에 대해 신속한 자금지원과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여부 결정 등으로 즉시 대응하기로 했다.
또 이상 징후가 예상되는 일부 그룹에 대해서는 주채권은행으로 하여금 자금사정 등에 대해 면밀하게 모니터링 하도록 지도하기로 했다.
이미 채권단에 워크아웃을 신청한 C&중공업과 C&우방의 경우 채권단 내 이견으로 워크아웃 계속 추진 여부가 불투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C&중공업은 1천600억원에 달하는 조선소 건립을 위한 거액 시설자금 지원여부 및 채권금융기관 배분 문제 등으로 진통을 겪고 있고 C&우방은 거액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보증 등 7천억원대 우발채무와 8개 사고사업장 처리 문제가 관건이다.
다만 C&그룹이 C&중공업과 C&우방을 제외한 26개 계열사의 처리방안을 최근 정리함에 따라 이 그룹에 대한 구조조정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C&해운 등 3개사는 채권단을 통한 워크아웃을 진행하고 C&훼리 등 13개사는 매각을 추진하는 한편 C&우방ENC 등 4개사는 중기 유동성 지원 프로그램(패스트 트랙)을 신청한다는 것이 C&그룹의 입장이다.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외환, 산업, 우리, 신한, 농협 등 5개 주주은행이 최근 총 8천억원 규모의 자금 지원에 합의했다.
채권단은 대출금(5천억원)과 증자참여(3천억원)를 통해 내년 1월 중 하이닉스에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며 하이닉스는 비핵심자산 매각 등 1조원 규모의 자구노력을 추진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은 건설업종의 경우 대주단 협약이 적용돼 채무상환이 유예되고 있는 상황이더라도 앞으로 자금 사정 악화로 신규자금 지원 없이는 생존할 수 없게될 경우에는 워크아웃 프로그램에 집어넣는 등 구조조정을 하기로 입장을 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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