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희스타힐스

<6자회담> 한.미.일 간에도 미묘한 기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입력 2008-12-09 18:22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동맹국간에도 미묘한 전선이 형성된 것 같다."
      북핵 검증의정서 채택을 시도하고 있는 6자 수석대표회담을 면밀히 분석한 한 현지 외교소식통은 9일 한국과 미국, 그리고 일본의 관계가 과거와 사뭇 다르다는 관전평을 내놨다.

   실제로 이번 회담에서 3국이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얘기가 나돌고 있다. 특히 그동안 '건설적 중재역할'을 자임하며 북한과 미국 사이를 활발하게 오갔던 한국의 달라진 역할이 회자되고 있다.

   한국 수석대표인 김숙 한반도 평화교섭본부장은 8일 첫날 회의가 끝난 뒤 기자브리핑에서 "(경제.에너지 지원은)이번 6자회담에 있어서 중요 의제인 검증의정서와 포괄적으로 합의돼야 한다는 입장을 (회의에서)밝혔다"고 말했다.

   검증의정서 채택과 대북 경제.에너지 지원문제를 연계한다는 방침을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당연히 북한의 반발이 예상된 상황이었지만 그는 내외신 기자들 앞에서 이런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했다.

   일본 역시 이런 한국 측의 입장에 적극 동조하고 있는 기색이다.

   북한이 6자회담 참가 자격을 문제삼을 정도로 코너에 몰린 일본으로서는 검증과 에너지 원조를 연계하는 카드가 상당히 매력적인 것일 수 있다고 외교소식통들은 평가하고 있다.

   납치 피해자 문제가 해결되기까지는 에너지 지원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일본의 입장에서 이 카드가 에너지 지원 불참에 대한 또 다른 명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의 움직임은 미묘해 보인다. 물론 정부 당국자들은 "일본은 물론 미국도 우리의 입장에 동의했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북핵 외교가에서는 한.일과 달리 미국은 이 카드에 대해 내심 껄끄러워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임기 말에 몰린 부시 행정부로서는 가급적 이번 회담에서 성과를 도출하고 싶은 데 자칫 의외의 불씨가 전체 국면을 흔들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난 10월 초 평양을 방문한 크리스토퍼 힐 미 국무부 차관보는 북한과 마지막 협상을 통해 검증의정서 마련이라는 과제를 이행해야할 중차대한 임무를 띄고 있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합의 도출 자체가 아니라 확실한 검증을 담보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결과물이 나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기말에 몰린 미국이 '합의를 위한 합의'에 집착할 경우 이를 적절하게 견제하는 것 아니냐는 게 현지 외교소식통들의 시각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측도 가만있지 않았다.

   북한 입장을 대변하는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 기관지인 조선신보는 9일 해설기사에서 시료채취 문제와 관련해 한국, 미국, 일본 3국의 견해와 입장에 "가리울 수 없는 격차"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미국은 지난 10월 평양협상에서 검증절차와 방법에 대해 북한과 합의하고 북한을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삭제했으나 "일본과 남조선(한국)은 여기에 이의를 내대면서 조미(북미) 평양합의를 6자의 틀안에서 확인하기에 앞서 반드시 재협상해야 한다고 투덜거렸다"고 전했다.

   과거와 다른 일들이 서슴없이 연출되는 이번 협상장의 분위기는 6자회담의 운명과 향후 북미관계, 그리고 북핵 협상의 미래를 시사하는 상징하는 것일 수 있다는 게 현지 협상장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