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를 두고 재무통으로서의 허 회장에 대한 평가가 무성하다. “주판알만 튕기다 과감하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우유부단함을 또 보이고 말았다”는 혹평이 대세다.
허 회장은 2005년 LG그룹에서 법적으로 계열 분리해 나오면서 그룹의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M&A시장에 관심을 쏟아왔다.
그러나 그가 손에 쥐고 있는 M&A 성적표는 초라하다 못해 참담하다. 최근 뛰어들었던 하이마트, 현대오일뱅크, 대한통운 인수전에서 연거푸 미끄러져 체면을 구겼다.
하이마트 인수전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말 GS리테일 등 그룹 주력사업 중 하나인 유통 분야를 강화한다는 명목으로 참여했지만 유진그룹보다 높은 최고가격을 제시했는데도 떨어졌다.
대한통운 인수 건도 의향서만 제출하고 곧바로 포기했다. 인천정유에 대해서도 인수 의사를 내비쳤으나 결국 경쟁사 SK에 넘겨줬다. 결국 GS는 분사 이후 3년 동안 눈에 띄는 M&A 성공 사례가 없는 셈이다.
특히 GS그룹은 올해 GS칼텍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으로 인한 집단소송이 그룹 이미지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GS칼텍스의 정보유출 피해자들은 1인당 100만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할 계획이다. 소송 대리인들은 과거 판례를 들어 20~70만원 정도의 배상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소송규모만 수조원에 달한다.
GS칼텍스는 이번 사태가 자회사 직원에 의해 일어났음을 강조하고 있지만, 자회사의 철저한 보안 관리도 엄연히 GS의 책임이란 비판도 강하게 일고 있다.
GS 주가는 12일 현재 2만4400원으로 연초(1월 2일 5만7800원) 대비 57.7% 떨어졌고 GS홈쇼핑 주가도 연초 대비 32.1%, GS건설은 연초 15만7500원이던 주가가 5만5000원으로 내려앉았다.
특히 3분기 GS그룹 순이익이 불과 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1849억보다 97% 급감했다. LG가에서 분가한지 4년이 지난 지금 또 다른 비상으로 준비하는 GS그룹 전반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핵심 자회사인 GS칼텍스의 환차손과 정제마진 악화 등으로 3분기 실적이 크게 나빠졌다.
조윤성 기자 co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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