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축, 안동지구 생태하천 조성사업 착공식' '환영, 물길정비 첫 삽은 안동에서'
새해 전날 찾은 안동시내에는 이틀 전 있었던 '4대강 살리기 사업' 착공식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었다. 하지만 거리는 휑했다. 그나마 사람들이 몰린다는 터미널 인근 상점가는 물론 아파트 공사가 한창인 옥동 신시가지에도 인적이 뜸했다. 지역경기가 죽어서이기도 하지만 인구가 계속 빠지고 있는 게 문제라는 게 터미널 앞 식당주인 얘기다. 그는 "잘은 모르지만 국가적인 사업을 안동에서 하면 좋은 일 아니겠느냐"고 했다.
지난 29일 경북 안동시에서는 4대강 살리기 사업 착공식이 열렸다. 안동에는 모두 386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옥동~법흥동 일대에 생태하천(4.1㎞)과 자전거도로(14.7㎞), 산책로(8.3㎞) 등을 조성하게 된다.
충주(한강)와 대구ㆍ부산ㆍ안동(낙동강), 연기(금강), 나주ㆍ함평(영산강) 등 선도지구로 선정된 지역 가운데 나주와 함께 첫 삽을 뜬 안동시내에서는 식당주인처럼 "뭐라도 해야 되지 않겠느냐"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들렸다. 개발에서 한동안 소외돼온 터라 주민들에겐 일을 벌린다는 것 자체가 반가운 일인 셈이다.
"종업원 100명 넘는 기업이 없다" 안동시 관계자는 "안동병원과 대학을 빼면 안동에는 버젓한 기업이 없다"며 안타까워했다. 안동대교 남단에서 봤던 12층 높이의 건물을 두고 하는 얘기다. 지역 주민들도 안동병원이 시내에서 가장 큰 기업이라는 데 동의하면서도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공장을 들일 수 없는 게 문제라고 시 관계자는 지적했다. 안동이 낙동강 상류에 있는 탓에 공장이 들어올 수 없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뭘 하려해도 할 게 없다는 것. 그나마 4대강 사업이라도 할 수 있는 게 다행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시청 인근에서 부동산중개업을 하는 김모씨도 4대강 정비사업을 적극 반겼다. 그는 "대운하니 뭐니 하는 사람들은 낙후된 지방에 와서 한번 살아 봐야 한다"며 "강에 공원도 만들고 산책로도 만든다는 데 그게 뭐가 문제냐"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방에는 유입되는 인구가 없어 토지 거래가 안 돼 노인들이 어쩔 수 없이 농사일을 이어가고 있다"며 "자꾸 일을 만들어서 해야 지역경제가 살아나고 그래야 사람이 들어 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각에는 회의론을 펴는 이들도 있었다. 착공식 행사가 열린 동호대교 북단에 있는 낚시용품 매장에서 만난 최모씨는 "공사 하청받는 일 말고 실질적으로 지역에 돌아오는 혜택이 뭐가 있겠느냐"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낙동강변은 갈대숲 사이로 고라니가 뛰어다닐 정도로 자연환경이 좋은데 무슨 생태하천이냐"며 공사 자체에 대한 거부감도 드러냈다. 건설업을 한다는 박모씨도 "안동에는 규모를 갖춘 건설사도 없는데 안동에서 공사를 해봐야 지역경제에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고 말했다.
안동지구 사업을 전남 광주지역 업체인 남영건설이 맡은 걸 두고 하는 얘기다. 이에 대해 남영건설 토목팀 관계자는 "협력업체 선정시 안동지역 업체를 최대한 배려할 계획"이라며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경북 전체로 범위를 넓혀서라도 이번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안동=김신회 기자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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