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금리가 오를 것에 대비해 금리상한형 주택담보대출에 가입했던 대출자들이 최근 금리가 급락하면서 오히려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은행들이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 하락에 맞춰 가산금리를 지속적으로 인상해 금리 인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최고 0.6%포인트에 이르는 옵션 프리미엄(금리상한 약정에 가입하면서 내는 추가금리)까지 물어야 하기 때문이다.
21일 은행권에 따르면 최근 CD금리가 16년 만에 가장 낮은 2%대로 급락하면서 금리상한형 주택대출 가입자들은 다른 대출자들보다 훨씬 높은 금리를 적용받으며 이자 부담에 신음하고 있다.
금리상한형 주택대출은 가입할 때 금리상한선을 설정할 수 있어 시중금리 상승기에는 최초 설정한 상한선 이상으로 대출금리가 오르지 않고 금리 하락기에는 대출금리도 따라서 내려가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역마진을 우려한 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시 CD금리에 붙는 가산금리를 꾸준히 올리면서 금리 인하 효과가 반감되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들은 CD금리에 2%대의 가산금리를 더해 대출금리를 계산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높아진 셈이다.
20일 현재 하나은행이 2.9%로 가장 높은 가산금리를 적용 중이며 국민은행 2.26%, 우리은행 2.2%, 신한은행 2.1% 수준이다.
금리상한형 주택대출의 경우 가입 당시 금리상한선 약정을 맺는 조건으로 최고 0.6%포인트에 달하는 옵션 프리미엄(추가금리)을 3~5년 동안 부과하고 있어 대출자들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국내 최초의 금리상한형 대출 상품인 하나은행의 '이자안전지대론'은 최고 0.48%포인트의 옵션 프리미엄을 적용 중이다.
우리은행의 '금리안심파워론'은 0.18~0.43%포인트의 옵션 프리미엄을 적용하고 있으며 국민은행의 'KB 유비무환 모기지론'은 0.31~0.59%포인트 수준이다.
4대 은행 중 가장 늦게 금리상한형 상품을 내놓은 신한은행은 '신한 금리상한모기지론'에 0.4%포인트의 옵션 프리미엄을 부과하고 있다.
금리상한형 대출 잔액은 하나은행이 2조590억원으로 가장 많고 국민은행이 1조8974억원을 기록 중이다.
반면 우리은행(499억원)과 신한은행(31억원)의 대출 잔액은 미미한 수준이다.
이순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경기침체 국면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돼 시중금리 하락세도 이어질 것"이라며 "금리 하락기에 금리상한형 대출에 가입하게 되면 손해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재호 기자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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