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원전 규제 'Part 53' 발효…두산에너빌리티, SMR 파운드리 수혜↑

  • 오는 29일 SMR 등 인허가 기간 18개월까지 단축 가능성

  • 두산 창원 본사, SMR 주단조 설비·자동 용접 시스템 구축

  • "한국이 원자력 공급망에서 중추적 역할 충분히 할 수 있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월 11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장을 방문해 제작 중인 발전용 가스터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왼쪽)이 지난 2월 11일 경남 창원 두산에너빌리티 사업장을 방문해 제작 중인 발전용 가스터빈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두산]
미국의 차세대 원전 규제 개편이 본격화되면서 두산에너빌리티가 글로벌 SMR(소형모듈원자로) 시장의 핵심 생산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 수혜를 넘어 '위탁생산(파운드리)' 역할을 맡으며 공급망 중심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분석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차세대 원전 인허가 규정 'Part 53'을 확정하고 오는 4월 29일부터 시행한다. 기존에는 대형 원전 위주의 복잡한 허가 절차를 거쳐야 했으나, 위험 정보 기반 체계로 전환돼 SMR 같은 신기술의 승인 속도가 빨라지는 것이 골자다.

특히 기술중립·위험기반 심사를 도입해 인허가 기간이 최단 18개월 수준까지 단축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원전 프로젝트의 불확실성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한국의 제조 역량이 미국 시장에 투입되는 시점이 앞당겨질 수 있다고 평가한다.

이 같은 변화의 수혜자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지목된다. 'SMR 파운드리' 전개의 시기가 앞당겨졌다는 평가다. 두산은 뉴스케일(NuScale), X-에너지(X-energy)에 지분을 투자했고 테라파워(TerraPower)와는 협력 관계를 구축하기도 했다.

규제 완화로 설계사들의 프로젝트가 본격화될 경우 핵심 기자재 물량이 두산 창원 공장으로 집중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개발사들은 제작 능력이 없기 때문에 두산 에너빌리티에 제조를 맡기는 그림이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의 경쟁력은 '즉시 생산 능력'에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창원 본사에 SMR 전용 대형 주단조 설비와 자동 용접 시스템을 구축해 설계 확정 즉시 생산에 돌입할 수 있는 체계를 갖췄다. 인허가 단축으로 착공 시점이 앞당겨질수록 두산의 수주 실현 속도도 함께 빨라지는 구조다.

특히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로 핵심 부품인 대형 주단조품 제작 역량도 눈에 띈다. 기술 포트폴리오 역시 강점이다. 경수로 기반 SMR뿐 아니라 소듐냉각고속로, 고온가스로 등 다양한 차세대 원전 기술에 동시에 참여하고 있어 특정 기술이 표준으로 자리 잡더라도 안정적인 수익 확보가 가능하다.

여기에 기존 대형 원전 사업도 안정적인 '캐시카우'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내 원전 건설 재개 움직임과 함께 웨스팅하우스 AP1000 프로젝트 공급망 등 미국 원자력 산업이 활성화되는데 두산에너빌리티가 기여할 수 있다.

재무적 기반도 탄탄하다. 두산에너빌리티의 수주 잔고는 약 23조원 규모로, 향후 수년간 안정적인 매출 기반을 확보한 상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Part 53 시행의 효과가 기존 수주보다 향후 신규 SMR 프로젝트 발주 확대에 더 직접적으로 반영될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SMR 개발사들이 수주를 하고 발주를 하는 과정에서 Part 53 정책이 SMR 상용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인허가 기간이 짧아지는 것은 분명한 좋은 일"이라고 말했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원자력 산업이 부흥되면 건설을 해주거나 부품을 납품하는 공급망이 살아있는 한국이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선진국은 이미 그 공급망이 망가진 상태이며, 원자로를 짓는 곳이 러시아나 중국만 아니면 한국이 도와줄 부분이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박지원 두산에너빌리티 회장은 오는 21일부터 24일까지 이재명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일정에 맞춰 현지 출장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베트남 정부가 2035년까지 닌투언 원전 1·2호기 건설을 추진하고, 2050년까지 총 8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 설비를 추가로 확보할 계획인 만큼,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기회 확대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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