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화 공략 본격화, '파격 마케팅' 시작
-업계, KT 시장 장악 우려...시장 확대도 기대
유선전화 시장 9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KT가 인터넷전화 시장 공략에 본격 나섰다.
1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자사 초고속인터넷 가입자가 인터넷전화에 가입할 경우 단말기 공짜, 기본료 면제 등의 혜택을 제공하는 파격 마케팅을 시작했다.
KT는 지난해까지 인터넷전화 가입자 확보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했으나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 시행 이후 유선전화 가입자 이탈이 크게 늘면서 인터넷전화 시장에 대한 전략을 급수정했다.
가계통신비 부담이 늘어남에 따라 저렴한 인터넷전화가 집전화를 빠르게 대체하면서 KT가 불가피한 선택을 한 것으로 보인다.
인터넷전화 번호이동제가 도입된 이후 KT의 유선전화 가입자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31일 번호이동제 도입 이후 KT의 유선전화 가입자는 월 8만명이나 빠져나갔다. 그동안 월평균 3~4만명이 감소한 것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수준이다.
지난달 취임한 이석채 KT 사장은 이러한 상황을 간파해 취임 직후부터 인터넷전화 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따라서 KT는 앞으로 인터넷전화 시장 공략에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KT는 1일부터 오는 3월 31일까지 기존 메가패스 가입자가 3년 약정으로 인터넷전화에 가입할 경우 10만원 상당의 인터넷전화 단말기를 공짜로 제공하고, 설치비(1만원)와 약정기간 동안 매월 2000원의 기본료를 면제해주는 이벤트를 마련했다.
KT가 인터넷전화 시장에 공격적인 자세를 취함에 따라 앞으로 인터넷전화 가입자 확보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시장이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KT의 인터넷전화 공세가 이어질 경우 유선시장의 지배력이 인터넷전화로 전이될 수 있어 시장을 장악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으면서도 시장이 확대되는 긍정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T의 인터넷전화 공략 강화는 후발사업자들에게 큰 위협이 될 수 있다"며 "하지만 유선전화 1위인 KT가 인터넷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인터넷전화 1위인 LG데이콤은 KT의 시장 공세에 긴장하면서도 시장 활성화를 기대하며 올해 가입자 목표를 지난해보다 100만명 늘어난 225만명으로 잡았다. 올해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쳐 3분기 정도에 가입자 200만명이 넘어서면 손익분기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K브로드밴드도 올해 업계 최저 수준의 요금제를 내세워 인터넷전화 마케팅을 강화해 번호이동 가입자를 적극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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