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 60주년을 계기로 지난해부터 건립을 추진 중인 현대사박물관의 명칭을 국립대한민국관으로 바꾸기로 한 것은 무엇보다 그동안 일각에서 제기됐던 이념문제 등 불필요한 논란을 차단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유 장관이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국립대한민국관은 세대간, 지역간, 이념간 대립과 단절을 넘어 상호이해와 공감 속에서 국민통합을 이뤄낼 공간이 돼야 한다"고 강조한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
최근 초·중등학교 교과서 기술문제나 정부의 건국 60주년 기념 홍보용 책자 등을 통해 대한민국 건국과 임시정부 법통을 둘러싼 논란이 일어난 것처럼 현대사박물관 건립을 놓고도 보수-진보 진영간에 이념대립 양상이 나타날 조짐을 보여왔다.
문화부 관계자는 "현대사박물관 건립이 또 다른 국론분열을 불러일으키지 않으려면 과거 유물이나 자료전시 등에 얽매일 수밖에 없는 박물관보다 미래지향적 전시관으로 공간의 성격을 바꾸는 것이 낫다고 본다"고 사업추진 방향을 바꾼 배경을 설명했다.
이런 배경 속에서 유 장관은 국립대한민국관을 청소년을 위한 미래형 공간으로 꾸미겠다는데 의욕을 보이고 있다.
그는 "국립대한민국관은 기적과 신화의 대한민국 역사를 과거 속에 박제화하기보다 첨단 정보통신(IT) 기술과 문화기술(CT)을 활용해 사이버틱한 가상현실까지 다루는 미래형 공간으로 꾸미고자 한다"면서 "예컨대 청소년들이 첨단 사이버 공간에서 50-60년전 사람들과 대화할 수 있는 콘텐츠도 개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부는 명칭 변경과 더불어 국립대한민국관 건립규모도 처음 계획보다 줄여 현재 문화부 청사를 리모델링하되 부가시설은 문화부 부지 내에 추가 건립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는 애초 문화부 청사와 인근 '광화문 열린광장'을 포함해 전체 부지 1만5천331.8㎡에 현대사박물관을 세운다는 계획이었으나 추진과정에서 광화문 열린광장은 그대로 두기로 했다. 문화재인 경복궁에서 100m 이내에 건물을 짓는 것이 어려울 뿐 아니라 이곳에 건물이 들어서면 시야를 가로막는 등 문제가 적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시민을 위한 공원을 없애고 건물을 짓는데 따른 부담도 작용했다.
이에 따라 국립대한민국관은 문화부 청사 부지에 건축연면적 2만8천㎡인 지하 3층, 지상 5-8층 규모로 건립되며 여기에는 전시실, 다목적공연장, 수장고, 사무실 등이 들어서게 된다.
총사업비는 건축비와 전시콘텐츠 확보비용 등을 포함해 1570억 원을 잡아놓았으며, 이명박 정부 임기 중 건립한다는 방침도 바꿔 개관시기를 2014년께로 늦췄다.
물론 국립대한민국관으로의 명칭 변경이나 전시관 구성 등은 2월 중 출범하는 건립위원회에서 충분하게 논의하고 나서 확정할 계획이다. 건립위원회는 분야별 전문가 20여 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김진현 전 과학기술처 장관이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문화부 청사는 2012년까지 행정중심복합도시로 이전한다는 계획이 세워져 있으나 실제로 옮길지는 미지수다. 국립대한민국관 건립에 따른 청사 이전 문제도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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