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 지난해 말 저점에서 20% 가량 오른 호가는 유지하고 있지만 매수세가 자취를 감추면서 거래가 끊겼고, 일부 재건축은 가격이 소폭 하락세로 돌아섰다.
강남구 개포주공 1단지는 설 연휴 전부터 거래가 안되면서 지난 주 들어 호가가 2천만-3천만원 떨어졌다.
56㎡의 경우 최근 11억 원까지 호가가 올랐으나 설 이후 10억7000만-10억8000만 원으로 내려왔고, 9억 원을 호가했던 49㎡는 현재 8억6000만-8억7000만 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N공인 사장은 "매수자가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호가 오름세도 진정되는 분위기"라며 "개포는 한강변 초고층 재건축 등의 재료도 없어 생각보다 빨리 식었다"고 말했다.
초고층 재건축 허용의 최고 수혜단지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설 연휴 전 급매물 몇 개가 '반짝' 소진되며 호가가 1억원 이상 올랐으나 설 연휴 후에는 매수자들이 다시 종적을 감췄다.
H공인 대표는 "연일 계속되는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로 집을 살 엄두를 못내는 것 같다"며 "상승세가 탄력을 받지 못하고 꺾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서초구 반포, 잠원동 일대도 설 이후 거래가 뒷받침되지 못하고 있다.
Y공인 관계자는 "지난해 말 저점 대비 호가가 20% 가량 오르면서 매수자 입장에서는 가격 메리트가 사라졌다"며 "실물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여전해 조만간 가격이 하향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강동구 고덕지구, 송파구 신천동 장미아파트 등도 설 이전 호가는 유지하고 있지만 거래는 안된다.
이들 지역은 지난해 말 초급매물 몇 개가 팔린 후 거래없이 호가만 오른 상태로 현재 매도, 매수 호가 격차가 5000만-1억 원 이상 벌어진 상태다.
신천동의 G공인 관계자는 "매수자들은 지난해 말 저점 가격으로 사길 원하고, 매도자들은 재건축 기대감으로 호가를 낮추지 않고 있다"며 "양측의 호가 차이가 커 거래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에 비해 송파구 잠실 주공5단지만 설 이후에도 실거래가 성사되며 '나홀로'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지난 달 29, 30일 이틀동안에만 112㎡가 10억5000만 원, 119㎡는 12억5000만 원에 총 3개가 거래된 후 1000만-2000만 원 정도 추가 상승했다.
S공인 관계자는 "주공5단지는 잠실 제2 롯데월드, 한강변 재건축, 투기지역 해제 등 삼박자가 맞아떨어져 다른 지역과 달리 투자수요가 꾸준히 몰리고 있다"며 "다만 호가가 과거 최고점 대비 80% 가까이로 회복된 상태여서 가격이 더 오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경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 당분간 강남권 재건축도 상승세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은행 안명숙 부동산팀장은 "강남 투기지역 해제 기대감은 이미 시장에 반영돼 있어 궁극적으로 집값에 큰 영향을 주진 못할 것"이라며 "한동안 매도-매수자간 줄다리기가 계속되는 가운데 거래가 장기간 중단된다면 호가를 낮춘 매물이 다시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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