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월 3.35% 상승… 美 -8.57%ㆍ日 -9.77% 부진
"삼성전자ㆍ현대차 등 생존가능 기업 대거 포진"
국내 주식시장이 전세계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을 누리며 강세를 이어갈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2일 증권선물거래소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런 기대가 반영되면서 1월 한달 동안 3.35% 올랐다. 이는 미국 S&P500지수(-8.57%)와 일본 니케이225지수(-9.77%), 독일 DAX지수(-9.81%), 영국 FTSE100지수(-5.53%), 홍콩 항셍지수(-7.71%)를 포함한 주요 국가 증시가 일제히 하락한 것과 비교가 된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와 현대차를 비롯해 전세계적인 구조조정에도 살아남을 수 있는 기업이 국내 증시에 대거 포진하고 있는 점이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전달 28일 공급과잉으로 반도체업계가 불황인 상황에서 세계 5위 D램 생산업체인 키몬다가 파산보호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호재로 작용해 10% 이상 주가가 뛰었다. 현대차는 엔화 강세로 일본 경쟁업체보다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할 것으로 기대되면서 주가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원은 "해외 주식시장에 비해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며 "이는 세계적인 구조조정 승자가 국내 증시에 다수 포진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배 연구원은 "1985~1988년과 1991~1994년 엔고 시기에 현대차 주가는 각각 300%와 70% 상승한 반면 도요타는 40%와 20% 밖에 오르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미국 증시와 비동조화(디커플링)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미 뉴욕증시가 경기악화 우려로 전달 29~30일 연이틀 급락했지만 코스피는 약보합선으로 마감하며 선전했다.
배 연구원은 "미국 증시와 디커플링 현상은 국내 기업이 가진 경쟁력에서 해답을 찾을 수 있다"며 "국내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와 POSCO, 현대차 주가가 세계 동종업체에 비해 강세를 보이는 것도 이 때문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반면 경기침체가 장기화되고 있어 전세계적인 구조조정에 따른 증시 강세가 단기에 그칠 것이란 우려도 있다. 경기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지수 상승폭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성진경 대신증권 시장전략팀장은 "삼성전자나 POSCO, 현대차는 지금은 어렵지만 글로벌 구조조정으로 경쟁업체가 쓰러지면서 승자로 살아남아 국내 증시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며 "그러나 글로벌 구조조정에 따른 효과는 경기침체 악재가 워낙 크기 때문에 단기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소장호 삼성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회복 가능성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기 전까지는 코스피가 1200선을 일시적으로 돌파하더라도 안착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해외 주요 증시가 연초에 비해 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 점도 외국인 매매동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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