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D램 업계 1, 2위인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세계 경기침체 속에서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D램 개발에 성공하면서 향후 국내 업체의 세계 D램 시장 장악에 청신호가 켜졌다.
지난 4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DDR2 D램을 개발했다고 발표한데 이어 8일 하이닉스는 40나노급 공정기술을 적용한 1기가비트(Gb) DDR3 D램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는 올 3분기부터 40나노 1기가 DDR2 개발 기술을 적용, 40나노급 2기가 DDR3 제품을 개발 완료하고 양산에 나설 예정이다.
하이닉스도 3분기에 40나노급 DDR3 양산을 시작해 내년부터 다양한 용량의 DDR3 제품을 본격 생산할 계획이다.
40나노급 D램은 기존 50나노급에 비해 생산성이 50~60% 향상되고, 소비전력도 1.5V에서 1.2V로 낮아졌다.
이처럼 국내 업체 모두 40나노급 D램을 세계 최초로 개발하면서 해외 경쟁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적어도 2~3년 이상 벌릴 수 있게 됐으며, 향후 세계 D램 시장의 절반 이상을 장악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하이닉스의 40나도급 D램 개발은 해외 경쟁업체들이 파산과 비상경영 발표 등 위기를 맞고 있는 가운데 이뤄진 것이어서 2년 넘게 이어져온 '치키게임'에서 국내 업체들의 승리가 점쳐지고 있다.
세계 5위 업체인 독일 키몬다는 지난달 파산 신청을 했고, 미국 버지니아주 리치먼드는 공장 폐쇄를 발표하기도 했다. 일본의 엘피다는 지난해 4분기 영업적자가 전분기 대비 2배 이상 많아져 영업손실률이 93.7%에 이르고 있으며, 자금난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대만업체들도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률이 105% 수준을 기록했으며, 순차입금이 2조원이 넘을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D램 가격이 본격 반등할 경우 40나노급 D램을 앞세운 국내 업체들의 세계 D램 시장 지배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30.1%, 하이닉스가 19.1%를 차지해 국내 업체들이 세계 시장의 절반 정도를 장악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세계 최초로 40나노급 D램을 개발한 반면, 해외 경쟁업체들은 50나노급, 대만업체들의 경우 60~70나노급에 머물고 있어 앞으로 D램 가격 반등에 따라 국내 업체들의 시장점유율은 50%를 크게 넘어설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해외 경쟁업체들이 50나노 D램 양산에 들어가는 동안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는 다양한 용량의 40나노급 D램 개발, 생산에 나서 격차를 더욱 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40나노 D램 개발에 안정적인 수율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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