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두는 검색어 순위를 두고 경매를 벌여 돈을 더 많이 낸 업체의 이름이 검색어 상위에 올라가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바이두가 무허가업체의 웹사이트에 검색 상위 순위를 주고 경매에 참가하지 않은 업체명은 아예 검색을 차단한 것이 중국 관영 CCTV를 통해 알려지면서 파문이 일었다.
이 때문에 바이두 사이트의 접속량(트래픽)은 현저하게 줄었고 주가도 폭락했다. 반면 중국 검색시장 점유율을 두고 바이두와 다퉈왔던 구글은 '악덕기업이 되지 말자(Don't be evil)'는 모토를 이용해 점유율을 조금씩 끌어올리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최근 보도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인 마제스틱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바이두 사이트의 트래픽은 전분기 대비 3%,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10%나 줄었다. 지난해 11월 CCTV 보도 이후 바이두의 미 주식예탁증서(ADR) 가격 역시 30% 이상 폭락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구글 주가는 20% 올랐다.
베이징 시장조사업체인 애널리스인터내셔널의 에드워드 유 최고경영자(CEO)도 "지난해 구글의 중국 온라인 광고시장 점유율은 27.8%로 전년대비 4.4% 상승했다"며 "이로써 전년대비 2.9% 상승에 그쳐 점유율 62.2%를 기록한 바이두와의 격차를 좁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4분기 바이두의 트래픽 규모가 크게 위축된 반면 구글은 두드러진 성장세를 기록해 올 상반기에도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온라인 광고 대행사인 옵티미디어 차이나의 스티븐 창 CEO도 "바이두가 검색어 조작과 관련해 명확한 입장을 밝힐 때까지는 광고주들이 바이두에 광고를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건스탠리의 리차드 지 애널리스트 역시 "이번 논란으로 바이두가 무허가업체의 광고를 전면 삭제해 지난해 마지막 분기 매출이 약 10~15% 줄었을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바이두가 결코 중국 검색시장 선두자리를 놓치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바이두가 중국의 대표 검색엔진인 만큼 논란만 잦아들면 중국인들이 다시 바이두를 찾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구글과 바이두의 주식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웨스트엔드캐피탈매니지먼트의 션 쿠퍼 CEO는 "현재 일고 있는 논란이 곧 사그라들면 결국 미국의 구글보다는 바이두가 중국 내의 검색시장을 장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바이두는 이번 파문과 관련해 시정조치를 받아 "무허가로 의약품을 판매하는 사이트를 바이두 검색 결과에서 삭제했고 돈을 낸 업체를 보다 명확히 표기하는 새로운 프로그램을 작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기림 기자 kirimi99@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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