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5년부터 개발이 지연돼왔던 서울 성동구 성수동 뚝섬 상업용지 4구역 개발이 연내에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곳은 서울숲과 한강변에 위치해 강동권 일대에서도 노른자위 땅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땅 주인인 서울시가 '서둘러 재매각하기엔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다'는 판단에 따라 새주인을 찾는 것은 미루겠다는 계획 때문이다.
15일 서울시에 따르면, 해당 지역 개발 구상안을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지만 당장 재매각을 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건설경기는 최악인데다 예전보다 사업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재매각 시 지난번 매각때보다 좋은 가격을 받을 수 없다는 판단에서다.
이 부지(1만9000㎡)는 지난 2005년 P&D홀딩스가 3.3㎡당 7700만원, 총 4440억원에 낙찰받았으나 계약금 444억원을 납부한 이후 3년간 잔금을 납부하지 못하면서 소유권이 다시 서울시로 넘어오게 됐다. 당시 '너무 비싸게 낙찰을 받았다'는 논란과 함께 국세청이 낙찰자(P&D)에 대해 세무조사를 벌이면서 함께 사업을 벌일 개발업자나 건설업체가 선뜻 나서질 않았기 때문이다.
반면 서울숲 동쪽 1,3구역에선 한화건설과 대림산업이 45~51층 높이의 주상복합 건물을 올리는 공사가 한창이다. 가장 비싼 펜트하우스(377㎡)의 분양가가 52억원을 넘어서며 3.3㎡ 기준으로 사상 최고 분양가(4598만원)를 기록해 화제가 됐던 곳이기도 하다.
업계 관계자는 "서울시가 4구역을 공공용도로 사용할 수도 있다는 뜻을 밝히고는 있지만 인근에 서울숲공원이 위치한데다 2구역의 경우 체육센터로 인해 개발에서 아예 제외된 것을 감안하면 4구역은 반드시 매각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시 관계자는 그러나 "지금은 매각 시기,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며 재매각을 할 지 공공용도로 활용할지는 아직 모른다"며 "향후 일정에 대해서도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뚝섬 상업용지는 총 4개 구역으로 나뉘어 주상복합아파트 등으로 개발 중이며 1구역과 3구역은 각각 한화건설과 대림산업이 시공을 맡아 지난해 분양을 마친 바 있다. 성동구민체육센터가 위치해 있는 2구역은 서울시가 공익시설로 사용하기 위해 매각하지 않고 남겨둔 상태다.
◆뚝섬4구역 매각일지
△2004년 3월 11일 서울시, 뚝섬 역세권 개발계획 발표
△2005년 6월 17일 뚝섬4구역 낙찰자로 피앤디홀딩스 선정
△2005년 6월 30일 피앤디홀딩스 4구역 계약금 444억원 납부
△2005년 8월 30일 피앤디홀딩스 잔금 3996억원 연체 시작
△2007년 1월 29일 법원 조정 잔금 납부기일 경과
△2007년 1월 30일 서울시, 토지 매매계약 해제 통보
△2007년 11월 9일 서울지법 1심 판결 서울시 승소
△2008년 7월 10일 서울고법 2심 판결 서울시 승소
권영은 기자 kye30901@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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