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각국이 자국 경기부양을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가운데 타이완 정부가 ‘교육권’ 이라는 제도를 선보였다.
교육권이란 3개월 이상 실직상태인 사람이 학업을 계속하길 원할 경우 그 교육비용을 정부가 지원해주는 제도이다.
타이완 교육부는 이 제도에 연령제한은 없으나 전문대 이상을 졸업해야 한다며 공·사립대에서 계속 공부하길 원하는 경우 한 학점당 1000 타이완달러(최대 1만 타이완달러)를 보조한다고 밝혔다.
타이완의 뤼무린(呂木琳) 교육부차장은 “교육권과 소비권(타이완 정부가 경기부양을 위해 발행한 상품권)은 엄밀히 따져 달라 교육권은 실물 상품권이 존재하지 않는 가상적인 것”이라며 “교육권 대상자는 수강신청 전에 미리 금액을 지불할 필요가 없으며 1년간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효기간은 올해 4월에서 내년 3월로 제한 될 것”이라며 “혜택 대상자, 가능한 예산, 선발기준 등의 구체적인 내용들은 내부 토론을 거친 후 결정될 사안”이라고 조심스레 밝혔다.
교육권을 처음 구상한 타이완대학교 커청은(柯承恩) 관리대학 교수는 “이번 금융위기가 많은 실업인구와 잉여인력을 불러 왔다”며 “지속적인 인재 양성 프로그램만이 고급 인력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커교수는 또 “재교육을 받지 않고 실업 상태가 지속되면 현장 업무 감각을 상실하게 되어 평생 실업의 늪에서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며 “교육권 대상자가 아니더라도 학업을 원하는 국민에게 일정한 금액을 지원해 줘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교육권 정책이 오히려 생활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업상태로 학업을 계속하는 것이 학비 문제만 해결된다고 가능한 것이 아니란 것이다.
2006년 타이완대학을 졸업하고 대형 금융기관에서 일하다 최근 실직한 천쏭줴(陳嵩爵)는 실직 후 몇 군데 이력서를 제출했으나 매번 실패의 쓴잔을 마셨다며 국내에서 추가로 공부해봤자 별 플러스 요인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학업을 계속할 마음이 없다. 나에게 교육권은 무용지물”이라며 “학력이 비교적 낮아도 학업에 대한 열정이 큰 사람들에게 적합할 것”이라고 말했다.
2년 전 대학을 졸업한 천쯔양(陳致仰)도 “타이완에서 석사 졸업을 하는 것이 구직시장에서 큰 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며 대학원에 진학할 의사가 없음을 나타냈다.
타이완 교육부는 고학력 실업자 문제 해결을 위해 교육권 이외에도 8가지 방안을 더 준비 중이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2006~2008년 사이 대학을 졸업한 사람은 기업인턴, 창업설명회 등에 참가 할 수 있으며 고급 인력으로 인정되면 대학이나 고등학교 등 국립사회교육기관에서 학습조교나 연구조교 등으로 근무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는 이를 위해 54억 타이완달러를 조성할 계획이며 향후 약 4만 명 이상이 혜택을 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타이베이=김모현 통신원
아주경제연구소 기자 aj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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