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삼성전자의 임직원에 대한 복지 축소가 시행되고, 인력감축 가능성 역시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노사관계’ 관한 강연이 시행돼 눈길을 끈다.
18일 열린 삼성 사장단회의에서 김영배 경영자총협회 부회장이 ‘바람직한 노사관계’를 주제로 강연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삼성전자는 최근 1400명에 달하는 본사 직원 가운데 1200명을 현장으로 배치했다. 회사 내외부에서는 이번 재배치로 인해 인력이 중복되는 분야에 대한 조정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인력감축은 없다고 수차례 강조하고 있지만, 올해 1, 2분기까지 적자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과 인력 효율화를 위해서는 인력감축이 필연적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삼성전자 내부 직원들 사이에서도 구조조정에 대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
여기에 임원들에 대한 성과급 반납 및 연봉 삭감 역시 진행되고 있으며, 의료지원, 자녀교육 지원, 주택 지원, 여가생활 지원, 노후생활 지원 등 직원들에 대한 복리후생 역시 크게 축소될 전망이다.
이러한 가운데 이번 강연이 이뤄지면서 계열사 사장들이 이를 노사관계의 가이드라인으로 삼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사장단회의 강연은 사장들의 교양 및 스터디를 위한 것일 뿐”이라며 “이번 강연 역시 원론적인 수준에서 진행된 것으로 필요 이상의 의미부여는 무의미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번 강연이 삼성 등 대기업과 맥을 같이하는 경총의 부회장에 의해 이뤄진 만큼 단순한 교양 차원으로 치부하기에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삼성은 올해 사장단 회의에서 ‘세계 경제여건과 한국경제의 과제’, ‘녹색 경영 전략’ 등 시의성 있는 주제로 강연을 시행한 바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불어 닥친 지난해 말에도 ‘타사의 위기대응전략’을 주제로 강연을 진행했으며, 베이징 올림픽 이후에는 ‘베이징 올림픽 이후 중국경제’ 등 상황에 부합하는 강연을 열어왔다.
최근 주요 강연 주제를 감안하면 이번 강연 역시 그룹 경영과 밀접한 관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계 관계자는 “계열사 사장들이 귀한 시간을 쪼개 강연을 듣는 만큼 이번 강연 역시 삼성의 경영과 직결되는 내용이었을 것”이라고 밝히고 “다만 이를 이유로 삼성의 인력조정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는 것은 성급한 판단”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