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세계 백화점 센텀시티점 오픈을 열흘 앞두고 유통업계의 폭풍 전야의 기운이 감돌고 있다.
국내 최대 규모를 갖춘 신세계 백화점 부산지역 오픈으로 롯데백화점과의 혈전(血戰)과 이마트 입점 논란에 의한 홈플러스와의 대립, 돈 잔치 우려하는 부산 지역 민심 악화 등이 우려된다고 22일 유통업계는 전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기존 영업 중인 롯데백화점과 나란히 들어서면서 화장품 의류 등 브랜드 싸움이 더욱 치열해졌다. 롯데는 나이키, 갭 등 메가급 의류 브랜들이 신세계에 입점하자 수수료 인하, 매장 위치 조정 등 본격적인 대치국면을 형성했다.
이미 샤넬은 롯데에서 신세계로 계약을 바꾸면서 롯데 매장 7개 점포를 철수해야만 했다. 신세계에 입점하기로 한 여성복 브랜드 오브제, 미샤 등과 캐주얼 브랜드 폴햄, TBJ 등 10여개 브랜드는 돌연 계약을 취소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의 압력으로 이 브랜드들이 신세계 입점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통을 대표하는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 속에서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격’이 연출되고 있다”고 말했다.
신세계 백화점은 이마트 입점 논란까지 휩싸였다.
보통 백화점 지하 1층에 분포한 식품관은 소규모로 운영되나 신세계의 식품관은 1만6000㎡(4900평)으로 대규모다. 게다가 운영 시스템도 이마트 시스템과 비슷하다는 지적이다.
인근에 포진해 있는 홈플러스 측은 “자체브랜드 상품 등 대형마트에서 판매하는 거의 모든 상품들이 비치한다는 점과 각 코너마다 직원이 있는 대신 고객들이 직접 쇼핑을 한 후 계산대에서 일괄 계산한다는 점이 이마트와 무엇이 다르냐”며 반문했다.
부산시는 센텀시티 구역에 더 이상 대형할인마트가 들어설 수 없게끔 해 놔 신세계의 ‘편법’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홈플러스, 메가마트 등은 신세계에 강력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이미 해운대구청에 이의제기를 한 상태다. 법적 대응도 불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대규모 신세계 백화점 입점으로 부산 주민들이 대형 유통업체들의 ‘돈 잔치’를 우려하고 있다.
부산시의회 최형욱 의원은 “신세계 백화점의 올해 예상 매출액은 4000~5000억원대를 형성할 것으로 보이지만 지역 공헌은 극히 미미한 수준”이라며 “오히려 부산에서 소비한 자금이 서울 본사로 역 유출 돼 지역 경제가 위축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 의원은 신세계가 내는 세금은 199억원 정도로 이 중 취득세 등록세와 주민세 등 지방세는 184억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매출 규모에 비하면 이 세금은 지방 경제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얘기다.
또 광주 신세계 백화점은 별도 법인을 설립한데 반해 부산에 입점한 백화점 등은 지역인들과 동화되려는 노력조차 없다는 것.
향후 부산 신세계 백화점 센템시티점은 대규모 자본력을 앞세운 채 마케팅에만 매진하기 보다는 경쟁 업체들과의 조율과 지역인들의 민심사기 등 고난위 숙제도 함께 풀어나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은진 기자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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