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개선 효과 기대... 전문가 “무역수지 흑자 지속 여부 관건”
2월 무역수지가 수출실적 향상, 환율상승 등에 힘입어 3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한 가운데 국내 환율시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무역수지 흑자가 환율은 물론 외환시장 안정에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으면서도 장기적 관점에서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노력이 뒷받침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2월 무역수지 33억 흑자 기록
2일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2월 수출은 258억4800만 달러, 수입은 225억5300만 달러로 무역수지는 2007년 6월(34억9000만 달러) 이후 가장 큰 32억9500만 달러의 흑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선박 수출의 대폭 증가와 함께 수입이 3년 반만에 최저치를 기록한데 힘입은 것이다.
2월 수출은 지난해 2월보다 17.1% 감소했지만 수입이 30.9% 급감하면서 지난 2005년 8월(220억 달러)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것이 대규모 흑자의 원인이었다.
1월과 2월을 합한 무역수지도 6100만 달러 적자로, 적자폭이 크게 줄었다.
수출 감소율의 하락과 무역수지 개선에는 선박류 수출이 크게 기여했다.
2월 선박류 수출규모는 42억30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47.4%나 급증했다.
내수와 수출수요가 모두 부진하고 설비투자까지 위축되면서 발생한 수입의 급격한 감소도 무역수지 개선의 주된 요인이었다.
지경부는 “선박 수출 호조와 함께 환율효과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 수출보험 등 수출지원책 확대와 조업일수 증가가 흑자의 원인”이라면서 “3월 이후에도 수출 감소세는 불가피하나 무역수지 흑자기조는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 “무역수지 흑자, 일단은 호재”
전문가들은 수출보다 수입 감소폭이 큰데 따른 외화획득이 국내 외환시장 유동성에 일정부분 숨통을 터줄 수 있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과 환율안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정영식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는 외환시장에 큰 호재로 작용할 것” 이라며 “만약 몇 달간 무역수지 흑자가 지속된다면 국내에 일고 있는 경제위기설 및 환율상승의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수 동양종합금융증권 연구원은 “무역수지 흑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외환 보유고 증가로 이어질 수 있어 환율안정에 영향을 줄 것”이라면서 “무역수지 흑자가 매달 20억 달러 이상씩 나올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외환시장 안정화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글로벌 금융시장이 불안한 상태인데다 단기외채가 3월에 몰려있는 등 환율시장 불안요인이 남아있는 만큼 시장안정을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 것을 정부에 주문했다.
정 수석연구원은 “최근의 환율상승은 국제적 금융위기 따른 것이라 정부의 외화시장 개입을 통해 일시적 안정 효과는 볼 수 있지만 불안요소는 해소되지 않는다”면서 “한미 통화 스왑계약의 경우 6개월에서 1년으로, 금액도 300억에서 배 이상으로 올리는 정부의 노력이 장·단기적으로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도 “한국의 단기외채 만기가 3월에 몰려 있어 이를 원활히 해결하는데 정부는 힘을 쏟아야 한다”면서 “국내 및 해외 투자자들에게 펀더멘털(국가경제 기초여건)이 탄탄하다는 점을 인식시켜야 한다”고 역설했다.
김재훈 기자 jh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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