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가 최근 5년 동안 자본 확충보다 내부 자금흐름에 치중하면서 배당액이 조달액보다 70% 가까이 많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004년부터 작년까지 유가증권시장에 속한 상장법인은 신규상장이나 유상증자를 통해 모두 31조50671억원 규모 자금을 조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배당총액은 53조5831억원으로 조달총액에 비해 무려 69.7%(22조160억원) 많았다.
주식시장이 자금을 조달하는 창구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 셈이다.
연도별 조달금 대비 배당금 초과액은 2004년 2701억원(조달 9조8708억원, 배당 10조1409억원), 2005년 5조443억원(4조8439억원, 9조8882억원), 2006년 7조464억원(4조6458억원, 11조6922억원), 2007년 8조7259억원(5조1903억원, 13조9162억원), 2008년 9293억원(7조163억원, 7조9456억원)이었다.
연평균 4조4042억원이 주주에게 돌아간 셈이다.
반면 2001년부터 2003년 사이엔 배당액에 비해 조달액이 훨씬 많았다. 배당금 대비 조달금 초과액은 2001년 13조5199억원(17조3676억원, 3조8477억원), 2002년 35조6840억원(41조5686억원, 5조8846억원), 2003년 2조2372억원(9조4638억원, 7조2266억원)이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장기투자를 유도하려면 배당을 늘려야 하는 측면이 있고 이는 주주 입장에서 긍정적인 면이 있다"면서도 "하지만 자금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을 생각하면 증시에서 자금조달 기능을 개선할 수 있는 조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내기업이 최근 수년 동안 자본확충에 소극적이었고 대주주 체제로 운영되면서 증시 기능을 위축시켰다"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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