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회사인 KTF와의 합병을 통해 유무선 거대 종합통신그룹으로 재탄생하게 됐다.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원회가 KT-KTF 합병을 승인하면서 오는 5월 중순 KT-KTF 합병 법인의 출범이 확정됐다.
그동안 유선통신의 성장 정체로 위기를 맞고 있던 KT는 KTF와의 합병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 이제는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을 꿈꾸고 있다.
◆재계 10위권 도약...위상 확대
KT는 KTF와 합병을 통해 매출 20조원, 자산 24조원, 직원수 3만8000명의 거대 통신기업으로 변모하게 된다.
성장 정체에서 벗어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던 KTF와의 합병이 성사되면서 KT는 앞으로 국내 컨버전스 시장을 선도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시내전화 90%, 초고속인터넷 43%를 차지하고 있지만 유선통신 분야가 모두 성장 한계에 이르면서 신성장동력을 찾는데 '올인'하고 있다.
이를 위해 유무선 결합서비스 시장과 인터넷TV(IPTV) 등 컨버전스 시장을 활성화해 시장을 리드한다는 전략을 세우고 있다.
KT는 합병을 통해 재계 21위에서 10위권(공기업 제외) 내로 진입하고, 아시아에서도 6위권 사업자로 부상하게 돼 세계적인 기업으로 위상이 높아진다.
KT가 유무선 통신그룹으로 거듭나 포화된 통신시장의 한계를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통신시장 '빅뱅'...지각변동 예고
KT-KTF 합병으로 SK그룹(SK텔레콤-SK브로드밴드), LG그룹(LG텔레콤-LG데이콤-LG파워콤)의 합병작업도 본격화될 전망이어서 '통신 빅뱅'이 예고된다.
덩치가 커진 KT를 상대하고 유무선 통합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SK와 LG도 합병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떄문이다.
우선 LG데이콤은 그동안 LG파워콤과의 합병을 준비해온 만큼 KT-KT 합병을 계기로 합병 작업을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이르면 상반기 중 합병 작업에 나서 하반기에 마무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한 SK그룹에서는 역무가 겹치는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를 연내 합병시키고 내년에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를 합병시키는 시나리오가 유력한 상황이다.
SK브로드밴드의 부채가 걸림돌이긴 하지만 SK텔레콤도 KT 합병 법인과 경쟁을 위해서는 합병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합병 마무리 절차
KT는 방통위의 합병 승인에 따라 오는 27일 임시주총에서 합병 계획안을 승인하고 이석채 사장을 회장으로 변경하는 등 본격 합병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또한 내달 16일까지 합병을 반대하는 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막기 위한 숙제가 남아있다.
KT는 KTF와 합병 1조7000억원을 매수청구 금액으로 산정하고 이를 초과하면 합병을 취소할 수 있다고 밝혔지만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고려할 때 실제 매수청구액은 이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후 오는 5월 15일부터 6월 8일까지 KTF의 주식거래는 정지되고 KTF 주주는 1대 0.72주의 비율로 KT 주식으로 받게 된다.
KT는 오는 5월 18일을 합병 법인 출범 예정일로 잡고 있다.
현재 KT는 합병에 대비해 KT-KTF 급여, 직급체계를 통합하는 절차에 착수했으며, 새로운 인사제도를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영민 기자 mosteve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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