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형덕 사장, 비씨는 살리고 여신협은 죽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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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3-26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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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시작했다면 처음과 끝을 제대로 맺고 확실하게 처리하라" 장형덕 비씨카드 사장이 직원들에게 늘 강조하는 말이다.

공격 경영으로 비씨카드를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는 장 사장이 지난 25일 여신금융협회 회장에 취임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장 사장의 협회장 취임을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다.

그가 비씨카드를 세계적인 카드사로 키운다는 목표를 갖고 있기 때문에 여신협회장 업무에 충실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정 사장은 씨티은행, 서울은행 부행장, 교보생명 최고경영자(CEO), 국민은행 상임감사 등을 두루 거친 정통 금융통이다. 장 사장은 기존의 관료 출신 CEO들과는 달리 적극적인 홍보와 마케팅, 조직효율성 제고, 영업력 확대 등을 통해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또 지난 6일에는 카드사 최초로 카드 정보기술(IT), 발급·발송, 대금 정산 업무 등 일련의 카드 업무를 통합 처리하는 '비씨퓨처센터'를 개관하며 밴(VAN) 사업 진출의 기틀을 닦기도 했다.

이 같이 비씨카드 성장을 위한 기반을 닦아온 장 사장 앞에는 해외 시장 개척 및 밴·여행 사업 진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수두룩하다.

그런 그에게 여신협회장이라는 중책이 더해졌다.

여신협회장은 비상근이지만 1만3906명(지난해 말 기준)의 여신금융업 종사자의 의견을 대표하는 자리다.

협회는 지난해부터 자본시장통합법에 맞는 여전법 개정과 임대업무 종목 확대를 요구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협회는 적극적인 리더십으로 현안 문제를 해결해주길 신임 회장에게 바라고 있다. 장 사장이 아닌 장 회장이 풀어야할 당면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업계 일각에서는 장 회장이 능력은 있지만 협회가 바라는 적합한 인물은 아니라고 보고있다.

비상근 회장으로서의 협회장 업무와 비씨카드 사장으로서의 업무를 따졌을 때 아무래도 경중(輕重)의 차이가 생길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또 여신협의 주장이 캐피탈 및 리스 업무와 관련된 것이라 카드사 사장인 그가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을 거란 시각도 엄연하게 존재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장 사장은 감투 쓰는 것을 좋아해 협회장 자리에 앉았을 뿐"이라며 "그가 과연 여신협회의 대표자로서 업무에 충실할 지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협회장 취임 뒤 계획 중이던 기자간담회도 취소하고 어떤 외부 행사도 계획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여신업계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대변한다고 해도 능력에 대한 의구심은 남는다.

여신협회는 지난해부터 입법부와 행정부에 자신들의 입장을 타진해 오고 있지만 정·관계의 반응은 시큰둥하다.

이 때문에 여신업계에서는 정.관계 출신 인사가 신임 회장으로 자리잡아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었다. 
 
장 신임 회장에겐 비씨카드를 세계적 카드사로 키우는 일과, 여신업계가 안고 있는 당면 과제를 해결해야 하는 '두마리 토끼'가 놓여있다. 장 회장이 업계 일각의 우려를 말끔히 지우고 회장으로서 여신업계의 발전을 이뤄 낼지 주목된다.

김유경 기자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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