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체결국 교역량, 비체결국보다 최대 1.8배 늘어

칠레 등 자유무역협정(FTA) 체결국과와의 교역증가율이 비(非)체결국가보다 최대 1.8배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식경제부가 31일 한국-칠레 FTA 발효 5주년을 맞아 칠레, 싱가포르, 유럽자유무역연합(EFTA), 아세안 등 FTA 체결국과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하는 교역증가율을 비교·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예컨대 칠레와의 연평균 교역증가율은 FTA 발효 후 5년간 24.3%에 달했다. 반면 같은 기간 대(對) 세계 연평균 증가율은 13.4%에 그쳤다.

기존 체결 국가들과의 교역 절대금액도 늘어났다. 전체적으로 FTA 발효 후 연평균 교역증가율은 20.5~31.6%로 발효 전의 3.6~19.8%에 비해 최대 8배 이상 증가했다.

국가별로는 칠레가 3.8배로 가장 많은 교역증가율을 보였으며, 최소증가율을 보인 아세안과는 발효 전 대비 1.5배 늘어났다. 

제조업 기반이 미미한 칠레와 연평균 수출증가율은 발효 전 마이너스(-) 5.4%에서 발효 후 35.2%로 급증했다.

저가품을 수입하고 고부가품을 수출하는 보완적 무역구조를 가진 아세안과는 수출입이 고르게 증가했다.

또 EFTA와는 기계류, 나프타 등 수출용 원자재의 수입 증가로 연평균 수입증가율이 발효 전 0.7%에서 발효 후 45.2%로 급증했다.

업종별로는 섬유, 철강, 석유화학, 일반기계, 자동차ㆍ부품은 전반적으로 수출이 많이 증가한 반면 전기전자는 수입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와 관련, 지경부 관계자는 “이러한 교역 증대에는 관세 철폐에 따른 가격경쟁력 제고 외에도 투자 확대, 인지도 및 신인도 향상 등 다양한 요인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한편 FTA 체결국이 중국, 일본 등 한국과의 경쟁국과 FTA를 체결했는지 여부도 한국 수출 확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의 칠레시장 점유율은 2006년 4.7%에서 2007년 7.2%로 높아졌다. 그러나 지난해에는 5.6%로 둔화됐다. 중국-칠레(2006년 10월), 일본-칠레(2007년 9월) 간 FTA가 잇달아 발효됐기 때문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통계는 보호주의 확산으로 교역 축소가 우려되는 가운데 FTA 체결에 따른 교역 확대 효과가 실증적으로 나타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며 “경쟁국과 시장 선점 효과를 고려해 한-미, 한-EU FTA의 조속한 비준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광석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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