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행 안전성 여부를 놓고 논란을 거듭했던 555m 초고층 빌딩인 잠실 제2롯데월드의 건축이 31일 최종 허가되면서 공군과 롯데 측이 협의 중인 비행안전 보장방안 내용과 이행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정부가 이날 건축을 허가하기로 한 만큼 이제 공군과 롯데 간에 비행안전 보장을 위한 조치를 법적, 절차적으로 보장하는 최종 합의만 남게 됐다.
◇공군-롯데 최종 서명만 남아 = 정부의 이날 결정은 서울공항 동편 활주로를 3도 틀면서 비행안전과 작전운영 여건 보장을 위한 보완조치가 이뤄진다면 항공기의 이.착륙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공군의 주장을 전면 수용한 것이다.
공군이 제시했던 보완조치는 활주로 방향 변경에 따라 ▲활주로 주변 각종 장비 설치 ▲항공기내 안전장비 구비 ▲제2롯데월드내 경고체계 구축 등 3가지다.
우선 동편 활주로 방향을 3도 틀 경우 전방향 무선표지시설(VOR/DME) 위치를 변경해 설치하고 정밀접근레이더(PAR)를 추가 설치해 기존의 공항감시레이더(ASR)를 대체할 수 있다는 게 공군의 설명이다.
또 항공기에 지형인식경보체계를 장착해 조종사 스스로 장애물 위치정보 및 접근경보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고 제2롯데월드 건물 내에도 주변 항공기에 회피를 조언하는 등의 경보체계를 구축해 2중 3중으로 안전망을 설치토록 했다.
지상과 항공기, 제2롯데월드에 모두 첨단안전 체계를 구축해 안전을 최대한 담보하겠다는 복안인 셈이다.
이 같은 장비를 설치하는 데 소요되는 비용은 원인제공자 비용부담 원칙을 적용해 롯데 측이 부담키로 양측은 사실상 합의했다.
특히 양측은 제2롯데월드에 대한 충돌사고 발생시 공군의 고의와 과실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롯데 측이 건물 내부의 손해에 대해 책임을 지도록 하는데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불가항력적 사고시 국가배상 책임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공군은 제반 공사의 성실한 추진 및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사업이 종료된 후 안전성 점검과 제2롯데월드 신축 후 민원이 제기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롯데 측이 서울공항 항공기 운항과 관련한 민원예방 대책을 강구토록 했다.
공군과 롯데 측은 또 비행안전보장 조치 이후에 초고층 부분의 공사가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 건물공사 진척도가 애초 허가됐던 높이 203m를 초과하기 전에 롯데 측이 장비와 시설 보완사항을 완료해 공군에 양도토록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리.보수비용 분담 여부 지켜봐야 = 정부는 보완조치만 충실히 이뤄진다면 항공기의 안전을 담보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진행 과정에서 수천억원이 소요되는 활주로 공사 및 장비설치를 놓고 마찰음이 생길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특히 장비설치에 따르는 초기 예산뿐 아니라 향후 이를 관리.보수하는데 드는 비용까지도 롯데 측이 부담하느냐 하는 이른바 `애프터스비스(AS)'에 대한 양측의 합의 여부를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모든 안전장비를 설치하는 것은 제2롯데월드 신축에 따른 것이기 때문에 향후 소요될 각종 관리.보수비용도 롯데 측이 부담해야 한다는 논리가 그것이다.
공군은 "안전장비 설치와 관련해 롯데 측과 향후 의견이 안맞거나 롯데 측이 불이행할 경우 (건축을) 승인하지 않기로까지 양측이 합의한 상태"라며 "오늘 행정협의조정위의 결정을 기점으로 롯데 측과 이런 안전보장 설비 설치에 관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만에 하나 항공기 충돌사고가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주체를 놓고 공군과 롯데 측이 마련한 것으로 알려진 기준인 `불가항력 사고'에 대한 해석 차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양측간 세부 조율 결과가 관심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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