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어려울 때는 결국 소비자가 '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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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4-02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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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은행들이 대출금리 산정 방식을 변경해 금리를 인상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금융위기 때문에 발생한 손실을 소비자들에게 전가하려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일고 있다.

그러나 은행들은 올 1분기 적자가 예상되는데다 정부가 저금리 기조를 이어가면서 역마진 우려까지 높아지고 있어 금리 체계 변경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기존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에 연동되는 대출금리 체계를 CD금리는 물론 예·적금, 은행채, 후순위채 금리를 통합 반영하는 방식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1일 현재 2%대 머물고 있는 CD금리에 예·적금(3~4%), 은행채(7%대), 후순위채(8%대) 금리 등을 합산해 반영하면 대출금리는 올라갈 수 밖에 없다.

은행들이 금리 체계 변경을 추진하는 것은 수익성 악화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서다. 은행권의 지난 1분기 실적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으로 크게 악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주요 시중은행 은행장들이 직접 나서 기존 금리 체계의 부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CD금리가 조달 금리로서의 대표성을 상실한 만큼 다양한 수신 채널의 평균 금리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도 "선진국은 전체 조달 비용을 감안해 금리를 결정하는 '프라임 레이트'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며 "금리를 정상화하는 차원에서 기존 대출금리 문제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최근 은행권의 자금 차입 경로 가운데 CD가 차지하는 비중은 17% 안팎에 지나지 않는다"며 "예금, 금융채, 후순위채 등의 발행 비중이 높아져 조달금리와 대출금리 간의 미스매칭이 발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업계 1, 2위인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의 수장이 직접 나서 금리 체계 변경을 주장한 만큼 조만간 분위기를 타게 될 것"이라며 "은행연합회에 관련 태스크포스(TF)가 구성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은행권의 주장대로 프라임 레이트를 대출금리의 기준으로 삼을 경우 그동안 7~9%대의 고금리로 발행된 은행채 및 후순위채의 금리가 반영돼 대출금리가 인상될 수 밖에 없다. 또 이들 채권의 만기가 길어 한 번 인상된 대출금리를 인하하기도 쉽지 않다.

이와 함께 미국도 지난 1934년 처음 채택한 프라임 레이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밑도는 대출금리를 산정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예대마진 확보 차원에서 대출금리를 올릴 게 아니라 수익성 다변화를 통해 손실을 메워야 한다고 지적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연구소 연구원은 "국내 은행들은 예금을 받아 대출을 해주는 것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고 있기 때문에 최근과 같이 조달금리가 높아지면 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다"며 "채권, 외환 등으로 수익 모델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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