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1년 옥션을 인수했던 세계 최대 온라인 상거래업체 이베이의 G마켓 인수가 임박했다. 이에 따라 국내 오픈마켓 시장의 재편구도에도 사람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베이와 인터파크(G마켓 최대주주)의 인수협상이 마무리되면, 이베이가 국내 오픈마켓 업계 1, 2위인 G마켓과 옥션을 모두 소유하게 돼, 사실상 독점체제가 형성된다.
그 가운데 지난해 2월 출범한 SK텔레콤의 11번가도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또 인터파크도 G마켓 매각대금 6000여 억원을 자사의 사업 강화에 재투자할 방침이다.
결국 이번 인수가 끝나면, 한집살림을 하게 되는 옥션-G마켓과 토종기업인 11번가-인터파크의 대결구도 양상이 될 전망이다.
이베이의 G마켓 인수는 시기만 앞두고 있을 뿐 업계에서는 이미 기정사실로 보고 있다.
옥션은 지난해 개인정보유출사건과 이에 따른 G마켓의 약진으로 영업익이 22억원까지 떨어져, 더이상 이베이의 캐시카우(특별한 투자 없이도 현금을 창출하는 사업) 역할이 어려워졌다.
이에 반해 G마켓은 지난해 영업익이 500억원에 달하는 등 급성장했다. 또 이베이가 옥션과 G마켓을 모두 소유했을 경우, 시장의 80%가 넘는 점유율을 갖게 돼 이에 따른 시너지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인수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독과점 논란은 지난해 9월 공정위가 '전자상거래 전체를 놓고 보면 독점이 아니며 오픈마켓은 시장진입이 용이해 문제될 것 없다'며 조건부 승인을 하며 일단락된 상태다.
단 옥션, G마켓 모두 확고한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해 놓은 상태기 때문에 현대-기아차와 같이 현 상태로 영업을 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독점에 대한 부작용을 막기 위해서라도 일부 사업구조를 제외하고는 현 체제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편 SK텔레콤이 대기업으로서는 세번째로 오픈마켓 시장에 뛰어들며 탄생한 11번가는, 이 같은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2월 오픈한 11번가는 TV광고 등 대대적인 홍보를 하며 시장에 안착했다. 최근에는 '짝퉁 110% 보상제' '개인판매자 공인인증제' 등을 시행하며 옥션과 G마켓의 합병을 오히려 기회로 삼겠다고 벼르고 있다.
이전에도 GS·CJ홈쇼핑이 이 시장에 진출했지만 수익성이 나지 않자 지난해 철수한 바 있지만, SK의 진출은 이들과 다르다는 것이 11번가의 설명이다.
11번가 관계자는 "SK그룹은 11번가를 포함한 이커머스사업에 대한 의지가 확고하다"며 "이번 합병이 안착하는 틈을 타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 밖에 현금을 쥐게 된 인터파크의 행보도 주목된다. 인터파크는 온라인몰 거래액 기준 3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총 거래금액 중 오픈마켓 비중이 70%에 달한다.
이기형 인터파크 대표는 지난해 G마켓 매각대금 사용처에 대해 "인터파크 내부 사업에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이기형 대표는 1996년 인터파크를 설립한 국내 온라인 상거래 시장을 주도해 온 대표적 인물로 그의 투자방향에 따라 시장의 판도는 또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김형욱 기자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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