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LS 조금 더 따져보고 가입하자
ELS는 주가연계증권(Equity-Linked Securities, ELS)이라고 부른다. 흔히들 주식시장의 흐름에 따라 혹은 몇몇 주식으로 구성된 기초자산이나 주식시장 전체를 커버하는 코스피(KOSPI) 지수 등의 등락에 따라서 수익률이 결정되는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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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
2007년 말부터 폭락하기 시작한 주식시장과 이와 맞물린 펀드시장의 저 수익률 속에서 은행이나 증권회사의 프리이빗뱅커(PB)나 투자상담사 분들이 많이 권했던 상품이 바로 이 ELS이다.
"종합주가지수가 하락하더라도 확정금리를 받을 수가 있구요. 원금 보장형으로 가입하시면 절대 원금 손해 보는 일은 없을 겁니다"라는 식의 멘트와 함께.
하지만 실제로 상당 수의 ELS가 원금 손실 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가?
이유는 ELS의 종류 중에 결산이나 수익률 확정시기에 정해진 조건에 부합되지 않은 시장의 상황 때문이었다.
그럼 앞으로의 시장 상황을 정확하게 예측하고 맞출 수 있는 사람이 있겠는가? 종합주가지수가 향후 6개월이나 1년 내에 하늘이 두 쪽 나도 20% 밑으로 떨어질 일이 없다고 보증할 수 있는 금융기관 직원이 있을까? 특정 회사의 주식이 향후 3개월과 6개월 사이에 가입 시점 기준으로 80% 이상 유지한다는 내용에 대해 각서를 써줄 금융기관 직원이 있느냐는 말이다.
아래의 내용은 최근 새로 판매가 시작된 모 증권회사의 ELS상품 광고 문안이다.
'하나금융 보통주와 현대중공업 보통주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2년 만기 상품이다. 4개월 주기의 조기상환 평가일에 평가기준가격이 85%(4, 8개월), 80%(12, 16개월), 75%(20, 24개월) 이상이면 연 38.1% 수익이 지급된다. 제XX회는 코스피200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변환형 ELS다. 1년의 투자기간 중 최초기준지수의 85%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없는 경우 10%의 수익을 지급하는 원금보장형이다. 만약 일시적 주가급락으로 기준주가 대비 80% 미만으로 하락한 적이 있는 경우엔 지수상승률 만큼 수익을 향유할 수 있는 '지수추종형' 수익구조로 전환된다. 전환 후에도 원금의 85%는 보장된다'
이 상품의 내용을 살펴보면 일단 두 회사의 주식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2년 만기 상품이다. 4개월 단위로 조기상환 평가를 해 평가일 기준으로 -15%(4, 8개월), -20%(12, 16개월), -25%(20, 24개월) 이상 유지하면 연 38.1%나 수익률을 받을 수 있는 꽤 괜찮은 상품이다.
하지만 만약에 4개월, 8개월 시점에 -15% 이상 주가가 빠지면 어떻게 되는가? 과연 일반인들이 하나금융과 현대중공업의 4개월, 8개월 후의 주가를 예상할 수 있겠는가?
펀드상품은 펀드매니저나 시스템으로 인해 시장의 상황에 따라서 편입종목이 달라지고 인위적으로 운용 전략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ELS 상품은 대부분이 기초자산의 주가 흐름에 의존하기 때문에 주식형 펀드보다는 안전하다고는 하지만 오히려 더 공격적이라고 할 수도 있다. 물론 ELS상품은 원금보장형이나 위의 상품처럼 85%가량의 원금은 보장해 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 있기 때문에 최근 몇 개월 동안 펀드 수익률 때문에 힘들었던 많은 투자자들에게 대체상품으로 그만인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내가 가입한 ELS는 하늘이 두 쪽 나도 원금은 보장되는 상품으로 알고 있다는 것은 문제다.
'공격이 최상의 수비'라는 격언이 있다.
투자에 있어서 최상의 전략은 '공격과 수비의 조화로운 배합'이다. 공격적인 상품과 수비적인 상품을 적당히 분산해야만 성공적인 재테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격적인 상품으로 국내 주식형 펀드 특히 대형 우량주펀드와 함께 해외 이머징 마켓 특히 브릭스(Brics)에 대한 투자를 병행하면서 채권형 상품과 함께 원금보장형 ELS의 조화를 통한 안정형,중립형 상품 배합이 요즘 같은 금융불황기에 필요한 전략이 아닐까 싶다.
그 어떤 상품도 좋은 상품과 나쁜 상품은 없다. 다만 누구에게는 맞고 누구에게는 맞지 않는 상품이 있을 뿐이다.
이점을 명심하고 나에게 맞는 상품을 찾아야 한다. 신문기사나 유행을 쫓아 투자를 하는 우(愚)를 범해선 안 될 것이다./서기수 HB파트너스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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