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보선 의미와 향후 정국전망은
결전의 날이 밝았다. 이번 4·29재보선은 전·현정부 심판이라는 타이틀 아래 여러 변수가 겹쳐 한 치 앞을 가늠하기 힘든 대혈투였다.
이에 정치전문가들은 이번 선거는 복합적이면서도 모든 정치세력에 대한 중간평가 의미를 띠고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선거결과에 따라 리더십 부재 등 후폭풍이 올 것을 예고했다.
◆모든 정치세력에 대한 ‘총체적 중간평가’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이번 선거를 MB정부는 물론 각 정치세력에 대한 ‘총체적 중간평가’로 규정했다.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 이택수 대표는 “미니선거지만 MB정부에겐 중간평가가 될 것이며 각 교섭단체에 있어서 당권을 좌우하게 될 것”이라고 평했다.
정대화 상지대교수는 “MB정부에 대한 평가뿐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 예비고사 형식을 띠고 있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며 “작년 총선 이슈가 ‘촛불시위’였다면 이번에는 각 정치세력의 정책에 대한 국민 시각을 볼 수 있는 바로미터”라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교수도 “역대 선거와 다른 점은 다층화 된 심판구도”라며 “MB정부는 물론 한나라당 내 친이-친박, 민주당 정세균 대표-정동영 후보, 그리고 진보진영에 대한 테스트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판세 ‘불투명’
판세는 대체적으로 승부를 가리기 힘든 것으로 내다봤다.
고원 상지대교수는 “역대 선거와 달리 이번에는 유독 ‘노무현게이트’ ‘집안싸움’ 등 유난히 변수가 많아 향방을 가늠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이 대표는 “각 여론조사에 따르면 인천 부평을은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경북 경주의 경우 한나라당 정종복 후보가 근소하게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다만 전주 덕진을 제외하고 어느 곳이든 투표율, 즉 부동층이 얼마나 움직이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평했다.
김 교수는 “지난 2004년 재보선에서 당시 집권세력이었던 열린우리당이 23대0으로 대패한 뒤 2006년 지방선거에서도 참패한 사실은 많은 것을 시사한다”며 한나라당의 불리를 점쳤다.
◆향후 역학구도 변화물결 ‘쓰나미’
전문가들은 선거결과에 따라 각 정치세력의 리더십 부재 혼란, 조기 레임덕 혹은 역학구도의 큰 변화를 예상했다.
이 대표는 “만약 한나라당이 부평을과 울산을 놓칠 경우 MB정부 레임덕은 물론 박희태 대표, 홍준표 원내대표의 경우 심각한 지도력 부재에 빠질 것”이라고 평했다.
그는 또 “민주당은 전주에서 ‘무소속 돌풍’에 휩쓸리면 조기 전당대회론이 불거질 것이며 자연히 정동영 후보와 원내진입을 꾀할 신건 후보에게도 입당 논란이 불거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 교수는 “이번 선거는 정책제안이 실종됐을 뿐 아니라 순수한 재보궐이 아닌 차기대권 후보의 영향력테스트로 변질된 감이 있다”며 “그에 따른 후폭풍은 여러 경우의 수가 있다”고 제기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경주에서 정수성 후보가 당선되면 한나라당 내에선 박근혜 전 대표가, 울산북에서 박대동 후보가 당선되면 정몽준 최고위원이, 인천 부평을에서 민주당 홍영표 후보가 당선될 경우 김근태·손학규 고문 등의 영향력이 커진다는 것이다.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