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근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 이사장이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오면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취임 7개월째를 맞은 정 이사장이 최근 공단의 업무영역에서 뿐만 아니라 현행 건강보험제도에 대해서 강력한 발언들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것도 이 같은 야심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란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정형근 이사장은 작년 9월 공단 이사장으로 취임한 이래 전 주말을 반납하다시피한 채 현장경영, 조직 업무개선 등에 열정을 쏟아붓고 있다.
또 4대 보험료 징수통합, 약가 결정방식의 일원화,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 등 업계 및 관련 기관들과의 첨예한 입장차이로 그동안 수 년동안 묵혀왔던 쟁점사항들을 하나하나씩 들춰내어 척척 진행해 나가고 있다.
그는 최근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공단으로 이원화돼 있는 현행 의약품 가격 결정방식을 업무적으로 일원화시키거나, 공단이 약가결정을 주도해 나가야 한다고 강력히 주장했다.
이날 정 이사장은 "약가협상 과정에서 공단이 주도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며 "지금과 같은 구조는 법의 규정에도 맞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또 기획재정부가 추진중인 영리의료법인 허용에 대해서도 현행 건강보험체계를 절대 훼손해서는 안된다며 강력 반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공단측의 현재 입장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확고히 유지하되 의료 공공성을 더욱 강화하고 건강보험체계를 훼손하지 않으면서 서비스산업이 함께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는 것.
정 이사장은 또 현재 의사 관련단체들이 강력히 반대하고 있는 원외처방 약제비 환수도 반드시 추진돼야 할 사항이라고 못박고 있다.
정 이사장은 이와 관련해 “행위별 수가제로 운영되는 현재의 건강보험제도 하에서 원외처방약제비 환수는 국민건강보험법에 명시돼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정형근 이사장이 업계에 큰 파장을 몰고올 수 있는 업무들을 강력히 밀어붙이는 것과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정 이사장이 내년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하기 위해 사전정지 작업을 벌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단 직원들 사이에서도 정 이사장이 부산시장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공공연하게 돌고 있다.
이와 관련해 공단 한 관계자는 “이사장이 부산시장 선거에 출마할 지 안할 지는 본인만 알겠지만,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현재 이사장의 업무 형태에서 출마여부를 예견할 수 있는 언행은 전혀 보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공단 내부사정에 정통한 또다른 관계자에 따르면 정 이사장은 외부에서 들리는 이상한(?) 소문들에 대해서 본인 스스로가 더 경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정 이사장은 억대에 달하는 이사장의 업무 추진비도 쓰지 않은 채 본인 자금으로 이를 해결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최근 공단의 서울 콜센터를 지방으로 옮겨야 할 상황에서 노조측이 부산으로 옮기는 방안을 제안했으나, 정 이사장이 이를 극구 반대해 수원으로 옮기게 됐다는 후문이다.
지난달 공단은 공공기관 의료복지서비스 부문에서 '대한민국 대표브랜드'로 선정되는 등 정형근 이사장 취임 후 대외 이미지도 과거보다 상당히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사장으로는 올 때는 낙하산으로 왔지만, 나갈 때는 우주선으로 나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는 정형근 이사장의 향후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박재붕 기자 pjb@ajnews.co.kr
[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