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국내 주요 은행장들이 인도네시아 발리로 총출동해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1일 금융계 등에 따르면 윤 장관은 2일부터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리는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한다.
금융계에서는 황영기 KB금융지주 회장, 신상훈 신한금융지주 회장, 민유성 산업은행장, 윤용로 기업은행장, 이백순 신한은행장, 김정태 하나은행장, 김동수 수출입은행장, 리처드 웨커 외환은행 이사회 의장, 김태영 농협 신용 부문 대표 등 국책은행장들과 시중은행장들이 모두 참석한다.
이번 행사에서 윤 장관과 주요 금융기관장들은 기업 구조조정과 국내 경제 상황 등의 현안을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고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방안을 모색한다.
◇ '기업구조조정' 등 주요 현안 논의
일단 윤 장관의 이번 출장 목적은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와 ADB 연차총회 참석에 있다.
윤 장관은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의 주도국으로서, 치앙마이이니셔티브(CMI) 다자회기금 1천200억 달러 증액에 따른 한.중.일 분담 비율을 확정하고, 아시아 채권 신용보증기구(CGIM) 설립 등도 논의해야 하는 등 일정이 많아 은행장들과 별도의 회동을 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윤 장관과 은행장들의 만남은 주로 만찬 등에서나 이뤄질 수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윤 장관의 이번 출장 스케줄이 워낙 촘촘하게 짜여져 있어 은행장들과 공식적으로 만나기는 어렵다"며 "식사하는 자리에서 허심탄회하게 여러가지 현안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이번 출장의 목적이 어디까지나 아세안+3 재무장관 회의에서 성과를 내는 데 있는 만큼 금융권 주요 인사들과의 만남이 주요 정책을 토론하는 자리로까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금융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경제팀장인 윤 장관과 은행장들이 공.사석에서 금융위기 극복과 기업 구조조정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눌 것으로 보고 있다.
윤 장관은 올해 1분기 이후 기업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크다며 구조조정을 차질 없이 진행해야 하고 속도를 내지 못하면 정부가 법적, 제도적 지원을 통해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더구나 5월에는 11개 주채무계열(대기업 그룹)들이 은행들과 재무개선 약정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돌입하는 데다 주요 대기업들에 대한 신용위험 평가도 시작되는 등 기업 구조조정이 최고조에 달하는 시기이다.
은행권 고위 관계자는 "아무래도 금융권의 가장 중요한 현안인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은행장들은 지난 달 30일 김종창 금감원장에게 "기업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추진되도록 단기 실적보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채권 회수 가능성이 제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주채무계열에 구조조정 이행을 촉구할 수 있는 수단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 은행장들 '금융외교'도 활발
국내 은행장들은 이번 ADB 연차 총회에서 발빠른 금융외교를 펼칠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국내 간판급 금융지주사 대표와 은행장들은 이번 ADB 연차총회에 참석한 아시아 주요국 금융기관장들과 금융 위기 극복을 위한 공조방안을 모색한다.
은행장들은 특히 해외 투자가 등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IR)를 하면서 투자 유지 등도 논의할 계획이다.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해외 투자가와 씨티은행 등 금융기관 관계자들을 만나 국내 경제 상황 등을 설명할 것으로 보인다.
윤용로 기업은행장도 총회 기간에 유럽과 미국계 은행 관계자들을 만난 뒤 홍콩으로 이동, 국제신용평가사 및 투자기관 등을 방문해 국내외 경제 동향 등에 대한 의견을 나눌 계획이다.
황영기 회장은 주요 주주 및 해외 투자자와 미팅을 갖는다. 신상훈 신한지주 사장과 이백순 행장 역시 총회에 참석한 뒤 싱가포르로 이동해 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열고 1분기 실적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김정태 하나은행장도 총회에 참석한 해외 은행 관계자 및 기관투자가들과 금융 현안들을 논의키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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