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돼지고기가 좋지만…"
돼지고기를 즐겨 먹는 중국인들조차 돼지인풀루엔자(SI) 여파로 돼지고기를 기피하면서 중국 내 소비량이 감소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돼지고기 가격도 큰 폭으로 하락하고 있다.
생산과 소비의 절반을 차지할 만큼 세계 최대 규모인 돼지고기 생산·소비시장인 자국 내에서 돼지고기 소비가 급감할 경우 양돈농가들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을 우려하고 있는 중국 당국이 비상이 걸렸다.
1일 신화통신 등 중국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SI 여파로 중국 내 돼지고기 판매량이 감소하기 시작했으며 가격도 떨어졌다.
베이징 신파디(新發地)농산시장의 한 돼지고기 도매상은 "며칠 전에 비해 판매량이 크게 줄었다"며 "갈비 등은 영향이 적은데 고기를 사가는 사람이 없어 전체 판매량이 40% 감소했다"고 울상을 지었다.
또 다른 도매상도 "하루 평균 2천마리가 팔려나갔으나 어제는 1천300마리가 채 안된다"며 "이 일대 상인들은 대부분 판매량이 20-30% 줄었다고 말한다"고 말했다.
저장(浙江)성 원저우(溫州)의 돼지고기 도매시장의 경우 하루 평균 2천여마리의 돼지고기를 공급해왔으나 SI 발생 이후 판매량이 200마리 가량이 줄었다.
원저우시 육가공 관리부서 관계자는 "육가공품 시장과 음식점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돼지고기 사용량이 며칠 전에 비해 절반 가량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돼지고기 판매량 감소로 3개월간 지속돼온 돼지고기 가격 하락 추세가 심화되고 있다.
최근 중국의 돼지고기 평균 도매가격은 1㎏당 14.94위안으로 한 달 전에 비해 13.9% 하락했으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무려 40.1% 떨어졌다.
원저우시 관계자는 "판매량이 줄면서 최근 며칠 사이에 돼지고기 도매가격이 1㎏당 1위안 하락했다"고 전했다.
양돈농가들은 "지난해 시세가 좋아 사육 농가가 크게 늘면서 돼지고기 가격이 계속 떨어졌는데 SI는 불난 집에 기름 부은 격"이라고 걱정했다.
장쑤(江蘇)성의 한 양돈농가는 "지난해 산지 가격이 500g당 8위안이었으나 지금은 4위안으로 절반 가량 떨어졌다"며 "생산원가가 5.4위안이어서 돼지 한 마리당 500위안을 손해보고 있다"고 탄식했다.
3천마리의 돼지를 기르고 있다는 그는 "더 이상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보지만 중국에서 SI가 발병되기라도 한다면 2.5-3위안까지도 떨어질 수 있다"며 "요즘 SI 동향을 지켜보느라 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과 언론들은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해소시키느라 안간힘을 쓰고 있다.
SI 발원지가 푸젠(福建)성이라는 외신 보도를 강력 반박하고 나섰는가 하면 "국내에서 SI 감염 사례가 나타나지 않았으며 돼지고기 유통은 철저한 예방과 검역을 거치는 만큼 지나치게 민감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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