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정책 효과·IT제조업 상승세···체감경기 회복은 시간 걸려
내년 하반기 가능 'L자형' 의견도···글로벌 금융위기 불안 여전
바닥은 멀지 않았다. 그러나 경기 회복의 강도가 크지 않은 만큼 체감경기가 회복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아주경제신문이 30일 실시한 긴급 설문조사에서 국책 및 민간 경제연구기관장들은 “1분기에 경기 하강세가 둔화된 것은 고무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9~10월을 기점으로 탄력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다만 경기바닥이 단시일 내에 본격적인 회복세로 나타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경기회복 패턴과 관련, 하반기에 바닥을 치고 내년 봄쯤 회복세를 보이는 U자 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했다.
◆9~10월 기점 회복세 전환..경기회복 강도 ‘미미’
전문가들은 우리 경제가 9~10월을 기점으로 탄력적으로 경기가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채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은 그 근거로 “세계 경기의 회복세에 따라 우리나라도 서서히 회복되고 있다”며 “정부가 대대적인 적자재정을 통해 경기부양에 나섰기 때문에 유동성 공급효과는 내수경기 활성화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도 “세계경제 하락에도 OECD가 최근 평가한 것처럼 제조업, IT 등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11월쯤 되면 U자형 저변에서 오른쪽으로 이동하지 않을까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일단 1분기에 경기 하강세가 둔화된 것은 고무적이지만 바닥을 치더라도 상승탄력이 약한 만큼 하반기 경기회복 강도는 취약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경제의 대외의존도가 높은 만큼 세계 경기 흐름과 우리 경제가 그 궤를 같이 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경기가 더 내려갈 것으로 우려했지만 하강세가 둔화된 것은 고무적”이라며 “앞으로 2분기 직후 바닥을 확인할 것으로 보이지만 바닥을 확인하더라도 상승탄력이 약한 것이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도 “하반기부터는 지도상으로나마 경기가 회복될 가능성이 크지만 체감경기가 회복되기까지는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경제연구실장도 “경제가 최악의 상태에서는 벗어났지만 내수와 수출 등이 살아나지 못해 지지부진한 상태를 당분간 유지할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경기회복 패턴..U자형 우세
대다수 전문가들은 경기회복 그래프가 하반기에 바닥을 치고 내년 봄쯤 회복세를 보이는 U자 형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채 원장은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진단하듯이 U자형을 띠고 있으며 현재 바닥을 친 상태에서 올해 말이나 내년 1분기부터 서서히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유 본부장은 “바닥에 근접해서 경기부진 양상이 지속되다가 경기가 회복되는 U자형 회복패턴으로 갈 것”이라며 “U자 형이지만 바닥이 넓은 형태로 경기회복이 서서히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오석 KDI원장과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장도 “하반기에 바닥을 치고 내년 봄쯤 회복세를 보이는 긴 U자형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잠재성장력 수준의 성장은 내년 하반기에나 가능하다는 의견과 L자형에 가까운 회복패턴을 보일 것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권 실장은 “올해 중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안 되고 내년 이후에나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고, 오 실장도 “내년 상반기부터는 경기회복이 될 텐데 회복 속도는 빠르지 않을 것이다. 경기회복은 L자형에 가까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반기 위험요인..금융 불안 여전
향후 경제와 관련, 세계금융위기와 경기침체는 우리 경제에 지극히 큰 부담을 주고 수출둔화도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또 금융 불안 재연 가능성, 경기부양 효과 불확실성 등 하방위험까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세계 금융위기 가능성은 존재하는 만큼 금융·실물 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 원장은 “부실 금융기관을 인수한 기관들의 건전성 회복 여부로 금융불안이 재연될 가능성이 있다”며 “선진국과 중국의 경기부양 노력이 얼마나 성공적일지, 국내에서의 성공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지에 따라 상황이 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 본부장도 “금융위기 등은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며 “세계 경기가 침체에서 회복이 안 되고 있고 금융 부실이나 신용부실이 상존하기 때문에 금융·실물 시장이 충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권 실장은 “가장 불확실한 것은 글로벌 금융 위기 불안으로 불확실성이 높고 우리경제가 자유롭지 않기 때문”이라며 “두 번째는 국내의 경기부양책에 대한 효과가 어느 정도냐는 문제”라고 말했다.
반면 조 본부장은 “전 세계가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만큼 금융 불안 재연 가능성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서영백 기자 inche@ajnews.co.kr
안광석 기자 novus@ajnews.co.kr
이보람 기자 bora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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