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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기업 CEO 챙길 건 챙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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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5-0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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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톡옵션 행사 가격 낮춰…"주가 반등하면 대박"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고액 보수에 대한 논란이 한창이지만 이들은 결국 받던 만큼의 보수는 챙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본격화한 경기후퇴로 주가가 추락하면서 보너스와 스톡옵션 규모가 줄긴 했지만 이사회가 마련한 비상 조치를 통해 감소분을 보상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AP통신이 최근 S&P 500기업 가운데 309개 기업이 공개한 보상 체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이들 기업 CEO가 받은 급여와 보너스 등의 중간값은 760만 달러로 일년 전보다 7% 줄었다.

특히 이들이 지난해 스톡옵션으로 받은 12억 달러 가운데 90%는 손실 상태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주가 수준에서는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의미로 주가가 더 떨어지면 손실 규모는 확대된다.

하지만 이들 기업의 이사회는 이미 이런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 장치는 주가가 낮은 상태에서 스톡옵션을 부여해 주가가 회복되는 시점에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하는 구조다.

AP통신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들의 CEO 보수는 굳이 비상 장치가 마련되지 않더라도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309개 기업의 주가는 평균 36%, 순익은 31% 급감했지만 CEO 5명 중 4명은 현금 보너스를 챙겼다. 급여와 보너스의 중간값(240만 달러)도 전년 대비 20% 급감하긴 했지만 미국 근로자 평균에 비하면 48배나 많은 것이다.

경기후퇴가 시작되면서 주주와 의회, 오바마 행정부의 압력으로 기업 임원의 보수 상한액이 설정되는 등 고액 보수에 대한 사회적 여론이 악화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지난해 CEO 보수가 줄어든 것을 두고 보수의 하향세를 논하는 것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은 이미 주가 수준이 최근 10년래 최저치를 기록했던 지난 몇개월간 임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대거 부여했다. S&P500지수는 2007년 고점에서는 44% 내려 앉았지만 지난 3월 초 저점에 비해서는 30% 이상 오른 상태다. 올 초 스톡옵션을 받아 주가 반등기에 권리를 행사한다면 큰 수익을 냈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선트러스트뱅크스 이사회는 지난 2월 제임스 웰스 CEO에게 2008년의 4배인 110만주의 스톡옵션을 부여했다가 주주들의 비난을 받았다. 결국 웰스는 절반인 55만주만 받기로 했지만 옵션 행사 가격은 18년래 최저 수준인 주당 9 달러에 불과하다. 일년 전 주가는 65 달러에 육박했다.

이 회사 주식이 현재 15 달러에 거래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그가 받은 스톡옵션은 이미 300만 달러의 수익을 내고 있다.

정은선 기자 stop1020@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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