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기업 매출, 5년 6개월 만에 감소

경기침체 여파로 1분기 국내 기업의 매출이 5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매출 감소로 수익성이 악화됐고, 부채비율도 6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한국은행이 상장·등록법인 등 1534개 기업체를 분석, 1일 발표한 '1분기 기업경영분석 결과'에 따르면 조사대상 기업의 매출액은 247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6% 감소했다. 매출이 줄어든 것은 2003년 3분기 이후 처음이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국내외 수요 부진 등의 여파로 매출이 3.8%나 떨어지며 2003년 통계 집계 이후 첫 하락세를 나타냈다.

다만 비제조업은 건설업과 전기가스업의 활약으로 4.9%의 매출 신장을 기록했다.

매출 감소로 수익성도 크게 악화됐다. 수익성 지표인 매출액영업이익률(매출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매출부진 등에 따른 원가부담 증가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7%포인트 하락한 4.7%를 나타냈다.

기업들의 실제 이익을 나타내는 매출액 세전순이익률은 2.3%로 4.4%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국내 기업이 1000원 어치를 팔아 23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이는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순외환손실, 차입규모 증가 등 순금융비용이 상승해 영업외수지가 큰 폭의 적자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조사대상 기업의 1분기 외환차손은 11조4500억원, 외화부채를 원화로 환산한 손실인 외화환산손실은 8조500억원이었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을 부담하는 능력을 뜻하는 이자보상비율(영업이익/이자비용)은 제조업의 경우 영업이익 감소와 이자비용 증가로 지난해 1분기 787.3%에서 338.7%로 절반 이하로 떨어졌다.

이자보상비율이 0% 미만인 기업(적자기업)의 비중은 전체 제조업 중 31.0%로 전년 동기(22.6%)보다 늘었다. 영업이익으로 금융비용도 지불하지 못하는 업체(100% 미만)는 40.6%로 전년 동기 대비 8.3%포인트 증가했다.

기업의 재무구조도 크게 악화됐다. 1분기 현재 조사대상 기업의 부채비율은 116.2%로 전년 말 대비 7.9%포인트 상승했다. 2003년 1분기 이후 6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차입금의존도는 지난해 말 대비 1.9%포인트 상승한 26.3%를 기록하면서 2004년 2분기 이후 4년 9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박진욱 기업통계팀장은 "매출액 증가율이 작년 동기 대비 크게 하락했으며 원가 부담 증가로 수익성도 악화됐지만 270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전분기에 비해서는 수익성이 개선됐다"며 "기업들이 자금부족을 해결하고 유동성을 미리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한 자금조달을 늘리면서 재무구조도 약화됐다"고 말했다.

김유경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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