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KT 영역없는 무한도전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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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01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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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통합법인의 출범은 통신시장 패러다임의 변화가 본격화됨을 의미한다.

1981년 12월 집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통신 공기업에서 2002년 5월 민영화 과정을 거치며 재출범한 KT는 1일 KTF와 합병을 통해 무선통신 사업자를 겸하게 되면서 또다시 새로운 통신기업으로 진화했다.

광범위한 통신인프라 구축으로 한국을 대표해온 통신기업이면서도 정체 위기를 맞고 있던 KT는 유.무선 융합 통신기업으로 재탄생하면서 시장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할 계기를 맞게 됐다.

◆KT 성장정체 타개 = KT는 한국을 대표하는 통신기업이면서도 성장 정체와 공기업적 체질로 인해 수년째 제자리를 걸음을 하면서 줄곧 1인자 자리를 위협받아왔다.

KT는 시장 포화 상태에서 지난 2∼3년간 유선전화 매출은 급격하게 줄어들고 KTF 역시 SK텔레콤과의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만년 2위 자리에 머무는 등 성장 정체를 보여왔다.

구체적인 경영실적을 보더라도 KT가 SK텔레콤에게 추격을 당하고 있는 상황은 뚜렷하다.

지난해 KT의 매출은 11조7천849억원, SK텔레콤은 11조6천747억원을 기록해 불과 1천102억원으로 격차가 좁혀졌고, 영업이익은 SK텔레콤이 2조599억원으로 1조1천137억원을 기록한 KT보다 9천462억원이나 높았다.

이런 상황에서 KT는 유.무선 융합이라는 새로운 통신 트렌드에 부합하고 현재의 성장정체를 타개하기 위한 방편으로 이동통신 자회사인 KTF 합병에 나서 방송통신위원회 인가신청 5개월여만에 속전속결로 통합을 마무리했다.

통합 KT의 가입자 규모는 유선전화 1천834만명, 이동전화 1천463만명, 초고속인터넷 676만명, 와이브로 19만명, IPTV 71만명, 인터넷전화 57만명으로 모두 4천120만명에 이른다.

SK텔레콤의 가입자는 2천346만명으로 한참 떨어진다.

KT는 이 같은 통합에 따른 막강한 가입자망을 기반으로 융합 및 결합 서비스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전략이다.

◆결합상품에서 결판 = 통신공룡 KT가 자리한 향후 통신시장에서는 유.무선 융합을 기반으로 한 결합상품에서 승부가 날 전망이다.

통합 KT는 다양해진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유선전화, 이동통신, 초고속인터넷, IPTV, 인터넷전화 등의 서비스 결합과 패키지화를 통해 요금할인과 마케팅 경쟁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KT가 오는 2012년까지 매출 22조원, 영업이익 2조6천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한 것도 내실 성장을 기반으로 향후 통신시장이 결합서비스로 승부가 날 것이라는 예상을 했기 때문이다.

통합 KT는 유선-무선, 온-오프라인, 통신-IT 및 다른 산업과 융합을 통해 유무선 역량과 혁신적 비즈니스 모델에 기반한 컨버전스 시장을 선도해 간다는 사업 밑그림을 그려놓고 있다.

KT는 먼저 `쿡'과 `쇼'가 만나는 접점에서 이달 초 정액형 결합상품을 출시하는데 이어 통신결합상품과 솔루션을 묶고 결합 대상을 가족 이외로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도 이에 대응해 당장 1일부터 우량고객 대상의 T더블할인제 혜택을 확대하고 신세대를 겨냥한 신요금제를 출시하는 한편 이동전화와 SK브로드밴드 집전화 및 인터넷전화 등을 결합한 할인 상품도 선보였다.

LG텔레콤 역시 이날부터 정보이용료와 데이터통화료를 묶은 통합형 무선인터넷 정액요금제를 내놓았다.

통신업계가 유.무선 구분없는 망내 할인과 각종 결합상품 패키지화로 자발적인 요금할인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이 과정에서 `킬러' 상품의 출현 가능성도 주목 대상이다.

◆통합 KT의 과제 = KT호가 합병 절차와 조직개편, 인사를 마무리하고 공식 출항에 들어갔지만 앞으로 KTF와 화학적 결합을 비롯한 적잖은 과제를 남겨놓고 있다.

기업문화가 크게 다른 KT와 KTF가 합병 이후 화학적인 조직 융화를 이뤄내지 못한다면 유.무선 서비스 및 유통망의 융합과 결합상품의 마케팅화도 그만큼 더뎌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KT는 연공서열식 인사제도와 호봉제를 없애고 합병에 따른 마케팅, 네트워크, 경영지원 분야의 통합으로 지휘부의 몸집을 가볍게 했지만 30년간 쌓여진 공기업적 잔재를 얼마나 과감하게 털어낼지도 관심사다.

`올 뉴 KT(All New KT)'를 표방하고 실행 중심의 7가지 행동양식을 내놓으면서 과거의 습관과 체질을 탈피하겠다고 했지만 일선 현장에서 얼마나 반영될지는 아직 미지수로 남아있다.

시장포화 상태에서 KT가 마케팅 경쟁에 나설 경우 경쟁사들의 반발과 맞대응도 부담이다. KT로선 융합서비스의 중심인 초고속인터넷을 중심으로 과거의 부진을 만회하고 성장 비전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

예상보다 지지부진한 와이브로, IPTV 등 융합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을 높여야 하는 것도 통합KT가 맞부딪혀야 할 과제다.

업계 관계자는 "KT가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보다는 통합의 취지에 맞춰 융합 서비스에서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하고 매출 증대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해외로 눈을 돌려 글로벌 마케팅을 본격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그래서 나오고 있다.

통합 KT는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등 성장성이 높은 신흥시장 위주로 진출을 가속화하되 국내 우수 중소기업과 연계한 동반진출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적 모델을 설정하고 있다.

KT는 아울러 통신 대표주자로서 불황기 투자를 선도해야 할 임무도 띄고 있다.

KT가 성과가 불투명하거나 관행적인 투자는 하지 않고 효율적인 투자를 추구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지만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고 전체 IT산업의 선순환 구조, 일자리 창출을 유도하기 위한 적정 규모의 투자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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