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벌가에서 절세가 목적인 것으로 보이는 주식 증여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재계정보사이트 재벌닷컴에 따르면 연초부터 5월 말까지 상장법인 대주주 일가 지분변동을 집계한 결과 주식 증여 건수는 48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28건보다 71.43% 급증했다.
주식을 증여받은 대주주 일가 수증자도 작년 같은 기간 79명에서 올해 132명으로 67.09% 증가했다.
증여 주식 가치도 공시일 종가를 기준으로 작년 828억원에서 올해 1386억원으로 67.32% 불어났다.
주식 수증자 132명 가운데 만 20세 미만인 미성년자도 작년 17명에서 올해 43명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구자원 LIG넥스원 회장은 7세 이하인 미성년 친인척 5명에게 각각 6억원식 주식을 증여해 눈길을 끌었다.
두산과 대한제강, 경인양행 대주주 일가 자녀도 억대 주식을 받았다.
10억원 이상 받은 경우도 18명이나 됐다.
유양석 한일이화 부회장은 부친인 유희춘 회장으로부터 800만주(당시 종가기준 109억원)를 받아 보유지분을 기존 8.27%에서 28.57%로 늘렸다.
증권가에선 이런 현상에 대해 하락장을 틈탄 증여세 절감과 경영권 인계를 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올해 주식 증여 48건 가운데 66.67%에 해당하는 32건이 국내 증시가 급반등하기 전인 1월과 2월에 집중적으로 일어났다.
주식 증여세는 증여일을 기준으로 전후 2개월씩, 모두 4개월 동안 평균주가를 기준으로 삼는다. 이 때문에 주가가 낮을수록 세금도 줄어든다.
반면 3월 이후 주가가 급등하자 증여세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이는 증여 취소 사례도 나왔다.
이창원 한국단자공업 회장은 자녀 3명에게 자사 보통주 25만주를 증여하기로 했다가 전달 이 가운데 일부를 취소했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아주경제=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