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파산] 국내 후폭풍...완성차 '웃고' 부품업 '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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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0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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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최대 자동차 회사 GM이 결국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GM 파산이 향후 국내 자동차 업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무엇보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미국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는 GM이 파산보호 절차에 들어가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그 틈새를 메우면서 시장점유율을 끌어올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맞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미국 1위 업체인 GM의 몰락은 크라이슬러 붕괴와 함께 현지 자동차 시장의 급격한 위축을 가져와 오히려 수출량이 줄어드는 등 타격이 적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GM의 국내 자회사인 GM대우에 납품을 하는 협력업체들과 GM에 직접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부품업체들도 직ㆍ간접적으로 매출이 상당폭 감소하면서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지난해 자동차 총 판매량이 1천319만4천563대로 세계 1위를 기록한 세계 최대의 자동차 시장이다. 미국에서 GM은 작년에 295만5천860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22.4%를 기록했다.

작년 4분기부터 글로벌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면서 GM은 판매량이 급감하기 시작했다. 올해 1분기의 경우, 작년 1분기의 반토막 수준인 40만9천832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GM의 차 판매량은 파산보호 신청 이후 훨씬 더 급격히 하락할 전망이다. 업계 일각에서는 파산보호 돌입과 함께 당분간 판매량이 80% 가량 떨어질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1위 업체의 몰락은 경쟁업체들에는 기회가 된다.

현대.기아차는 GM 파산설이 돌고 있던 올해 1분기 미국에서 16만4천700대를 팔아 시장점유율을 지난해 5.1% 수준에서 7.5%까지 끌어올렸다.

심지어 대부분의 해외 브랜드들이 미국에서 판매 대수가 줄어들었는데도 현대.기아차는 작년 1분기에 비해 0.7% 판매량이 증가한 것이다.

시장전문 조사업체인 '글로벌 인사이트'는 GM 고객들의 이탈로 인한 공백을 한국업체들이 상당부분 메우면서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한 한국 완성차업체들의 미국 내 소형차 판매가 지난해 45만대에서 2013년에는 72만대까지 급증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의 경우 특히 GM과 경쟁하던 쏘나타, 싼타페 등 중형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에서 약진을 기대하고 있다.

업계의 한 전문가는 "쏘나타의 경우 현대차의 미국시장 판매량 가운데 30% 가량을 차지해왔는데 GM의 파산보호 신청으로 중형 세단 분야에서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미국 빅3' 업체인 크라이슬러가 이미 파산보호에 들어갔고 GM마저 동일한 절차를 밟는다면 현지 시장이 대폭 줄어드는 효과가 유발되면서 국내 업계에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시장점유율을 늘릴 수 있을지 몰라도 판매 대수가 감소하면서 수출액이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또 GM이 미국 내에서 현재 8개 브랜드, 300만대 생산 규모에서 4개의 우량 브랜드와 200만대로 생산량을 낮춰 효율성을 키운다면 오히려 강력한 경쟁자로 부상할 수도 있다.

실제로 GM은 픽업트럭이나 SUV 개발 계획을 취소하는 대신 소형차 생산을 대폭 늘릴 계획이어서 한국업체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공학과 교수는 "GM이 파산보호에 돌입하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점유율 상승 기회를 맞는 동시에 시장 위축이라는 위기에도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완성차 회사들은 저마다 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점유율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것"이라며 "대신 미국 소비자들에게 부정적 인식을 주면 역효과를 볼 수 있으므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지적했다.

국내 부품업체들도 GM의 파산보호 관련 추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특히 GM대우에 부품을 납품하는 업체들은 심각한 위기가 찾아오는 게 아닐지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GM대우가 GM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우량기업인 '뉴 GM'으로 살아남는다 해도 대미 수출량 감소 등 일정 부분 매출에 타격을 받을 것이고 생산량 감소가 곧바로 납품량 감소로 이어질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다.

GM대우의 1차 협력업체는 400여곳이며 2ㆍ3차 업체까지 합치면 수천여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작년 말과 올해 초 완성차 업체의 감산이 부품사들의 부도사태를 낳았던 사례를 감안할 때 GM의 파산보호로 GM대우 협력사들이 부도나 법정관리 등 경영난을 겪을 가능성이 적지 않다.

GM 등 미국 자동차 업체에 직접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업체들도 대미 수출량의 급격한 감소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을 비롯한 완성차 업체들이 감산 등을 실시하며 부품 구매량을 줄이면서 국내 부품업체들의 수출액도 반년째 전년 대비 감소세를 지속하고 있다.

작년 11월부터 시작된 수출액 감소 현상이 최근까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지난달 자동차 부품업계의 수출액은 8억9천만달러로 작년 4월 수치인 13억9천만달러에 비해 36.2% 감소했다. 올해 1∼4월 누계 수출액도 29억달러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2.4%나 낮아졌다.

GM에 부품을 수출하는 국내 대형 부품업체 관계자는 "이미 작년 말부터 미국 업체들의 감산 기조에 대비를 해 왔기 때문에 큰 타격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GM이 구매량을 대폭 줄이면 수출액도 감소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GM대우 차량의 국내 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대우자판 측은 GM의 위상 변화가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넷뉴스팀 기자 news@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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