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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카’ 천국 일본, 기름 먹는 하마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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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07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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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일본 자동차 시장에 매우 의미심장한 조사 결과가 전해졌다. 자동차 판매량 조사에서 하이브리드카(전기모터와 엔진을 같이 쓰는 차, 연비가 높음)인 혼다 인사이트가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이 같은 추세는 5월에도 그대로 이어졌다. 리터당 38km를 달릴 수 있는 도요타의 프리우스가 1위를 차지했다. 연비가 리터당 24km인 혼다 소형차 피트가 2위였고, 인사이트는 3위였다. 전체 판매량 10걸 중 대부분이 세금혜택을 받는 친환경차였다.

같은 시기 국내에서는 정부의 노후차 세제지원 정책이 시행됐다. 덕분에 판매량이 4월에 비해 53%나 증가했다. 문제는 비싼 차에 지원금이 쏠리다보니 중대형차 판매가 늘었다는 점이다. 지난달 판매 1, 2위는 쏘나타와 그랜저였다. 일본과 달리 연비 낮은 중대형 차가 상위권을 독식했다. 지경부에 따르면 현재 국산차 평균연비는 리터당 11.2km로 일본의 16.0km의 70% 수준에 불과하다.

두 나라의 자동차 판매량 순위에 결정적 영향을 끼친 것은 정부 정책이다. 한국은 차값에 따른 단순 지원을 했고, 일본은 정부 기준에 맞는 에코카만 지원했다. 도요타 프리우스가 출시 12년 만에 처음 판매량 1위를 차지한 것이 이를 입증한다.

일본은 지난 4월부터 에코카(환경, 연비 기준 충족 차)를 살 경우 자동차세를 대폭 깎아주고 있다. 또 구입한지 13년 이상 된 노후차량을 에코카로 교체하면 25만엔(약 300만원)을 지급하는 신차보조금 법안도 곧 마련할 예정이다.

반대로 판매량 급감이라는 직격탄을 맞은 것은 일본 수입차 업계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달 일본 시장에서 16대를 파는데 그쳤다. 일본 진출 이후 최악의 성적표를 받은 것이다. 폭스바겐이나 벤츠, BMW, 아우디도 판매량이 줄었다. 
 
한국정부도 7월부터 친환경차 구매 시 300만원 가량의 세금지원을 할 예정이다. 비슷한 시기 현대·기아차가 아반떼와 포르테 하이브리드카를 내놓는다. 정부 지원이 어떤 효과를 발휘할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하지만 현대∙기아차의 하이브리드카 생산이 2010년까지 3만대에 그친다. 보급에 한계가 있다. 도요타 프리우스와 혼다 인사이트가 올해 10월과 내년에 국내에 진출하는 것도 부담이다. 정부가 일본차를 지원하는 상황이 연출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국민과 기업의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 동참만 유도할 게 아니라 친환경차 시장 강화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며 “그렇지 못할 경우 정부 지원이 일본 에코카에 몰릴수 있다”고 우려했다.

김훈기 기자 bo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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