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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공기관장 퇴출 칼바람 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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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9-06-09 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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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공공기관운영위서 해임 대상 기관장 선별
'미흡' 평가받으면 퇴출 가능성 높아..'후폭풍' 예고
靑, "李대통령 개혁의지 변함없다"..원칙대로 처리

정부가 공공기관장 평가결과를 오는 20일 발표키로 함에 따라 공기업 사장들이 밤잠을 설치고 있다.

공공기관 개혁의지를 반영해 2001년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공공기관장에 대한 '해임 건의' 등 초강성 조치가 나올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9일 "공공기관장 평가단을 구성해 개별 기관장에 대한 서면평가와 면접을 모두 마쳤다"며 "이를 토대로 평가단이 기관장들에 대한 성적을 매겨 오면 20일 그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평가 대상은 한국전력 가스공사 등 19개 공기업과 준정부기관 61곳, 기타 공공기관 12곳 등 모두 92곳이다.

대학교수, 변호사, 회계사 등 45명의 민간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된 평가단(단장 이만우 고려대 교수)은 최종 평가보고서를 이번 주 중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평가는 통상적인 경영평가 외에 경제위기 극복 차원에서 진행된 임직원 임금 축소와 노사관계 합리화, 인원 구조조정 등에 높은 가점이 부여됐다.

실제 지난달 실시된 면접은 상당히 까다로웠다는 후문이다. 한 공기업 사장은 "작년 공공기관 평가 때는 대충 하는 분위기였는데 이번에는 완전히 달랐다"며 "노사문제와 경영평가 등에 대한 강도 높은 질문에 다들 쩔쩔매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평가단에 참여한 한 관계자는 "지난해 단체협약을 노조에 일방적으로 유리하게 맺은 공공기관장들의 경우 면접에서 노조 문제를 집중적으로 따져 물었다"며 "이런 기관장들은 결과 통보를 앞두고 초긴장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가는 △매우 우수(90점 이상) △우수(70~90점) △보통(60~70점) △미흡(50점 이하) 등 4단계로 구분되며 평가 방법은 절대 평가가 아닌 상대 평가가 적용된다.

그러나 정부는 평가 최하위 등급인 '미흡'의 비율을 인위적으로 정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관심은 평가 결과에 따라 옷을 벗는 기관장이 나올 것인가이다. 정부가 다수의 공공기관장에 대해 '미흡' 평가를 내릴 경우 공공기관 최고경영진에 대한 '대폭 물갈이'로 이어지면서 공공부문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작년 12월 정부가 실시한 1차 경영평가에서는 5~6명의 기관장이 최하위 등급인 '미흡' 판정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정부가 최하위 등급을 받은 공공기관장을 골라 해임 건의를 올리더라도 실제 해임까지 이어질지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판단에 달려 있다.

하지만 이명박 대통령의 공기업 개혁 의지가 워낙 강한 데다 최근 국정 혼란 사태와 맞물려 국면쇄신 차원에서 실적이 저조한 것으로 평가된 공기업 수장에 대한 특단의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이 불가피하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이 대통령은 지난 4월18일 공공기관 선진화 추진점검 워크숍에서 "공공기관의 최고경영자(CEO)는 자리에 연연하지 말고 국가적, 시대적 목표에 대한 분명한 소명의식을 가져야 한다"며 "(공공기관장) 여러분이 맡은 조직은 스스로 개혁하고 자신이 없으면 스스로 물러나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지금까지 기관장 평가를 통해 공공기관장이 해임된 사례는 김대중 정부 때인 2001년 단 한 차례밖에 없었다. 당시 경영 실적이 저조하다는 이유로 박문수 당시 광업진흥공사 사장에 대한 해임 건의가 이뤄졌고 그 여파로 박 전 사장은 자진 사퇴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지난 4월 공공기관장들에게 강도 높은 개혁추진을 요구했던 입장에는 변화가 없다"면서 "이번 평가결과를 보고  성적이 나쁜 기관장들은 일정정도 책임을 져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서영백·송정훈 기자 inch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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