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종목이 뚜렷한 실적개선으로 하반기 증시를 이끌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경기민감주인 IT 종목이 본격적인 경기회복 시점으로 점쳐지는 하반기에 시세를 분출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시가총액 10위 안에 자리 잡은 대형 IT 종목이 선전한다면 지수 흐름도 긍정적일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는 대표 IT 종목인 삼성전자와 LG전자, LG디스플레이에 대해 2분기 실적이 전분기대비 대폭 호전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국내ㆍ외 증권사로부터 실적추정치를 받아 분석한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으로 5813억원을 올려 전분기 1476억원보다 4배 가까이 늘어날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전자가 모든 사업부문에서 흑자를 내 1조원 이상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증권사도 나왔다.
LG전자는 2분기 영업이익 4772억원으로 전분기 4372억원보다 늘어날 것으로 점쳐졌다.
순이익도 4474억원으로 흑자전환 가능성이 높아졌다.
푸르덴셜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에 대해 2분기 영업이익이 전망치인 393억원을 크게 뛰어넘는 1294억원에 달하고 3분기 들어선 4100억원으로 흑자폭을 꾸준히 늘릴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호평 속에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연초부터 전날까지 각각 27.4%와 55.7% 급등했고 LG디스플레이도 50.0% 뛰어올랐다.
증권가는 IT 종목 실적개선에 대해 가격상승과 수요증가에 힘입은 것으로 풀이했다.
먼저 LCD와 반도체를 포함한 IT 제품이 뚜렷한 가격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여기에 중국이 내수진작에 나서면서 텔레비전과 휴대전화, PC를 포함한 가전제품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독일 반도체업체 키몬다가 파산한 것을 시작으로 해외 구조조정에 따른 반사이익 또한 얻고 있다.
계절적으로 봐도 IT 부문은 상반기보단 하반기에 업황이 좋은 편이다.
박강호 대신증권 연구원은 "국내 IT 종목은 실적 면에서 일본이나 대만 경쟁사에 비해 부각될 것"이라며 "실적개선 기대는 어느 정도 주가에 반영돼 있지만 이런 추세가 하반기까지 이어진다면 상승 모멘텀이 본격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비해 2분기를 고점으로 하반기 들어선 주가가 박스권을 넘어서지 못 할 것이란 신중론도 있다.
이민희 동부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상반기에 V자형으로 가파르게 회복될 것"이라면서도 "3분기 들어 성장세가 둔화되고 4분기엔 감소할 수 있다"고 전했다.
LCD와 반도체 가격이 이미 정점을 지났거나 3분기에 고점을 찍고 둔화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주가가 1개 분기 정도 실적에 선행하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전자 주가는 이미 정점을 지났을 수 있다"며 "하반기엔 주당 50만~60만원 사이에서 박스권이 형성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진영 기자 agni2012@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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