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림산업과 SK건설 등 국내 3개 건설사가 3조원 규모의 사우디아라비아 주바일 정유 프로젝트 공사를 수주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해외수주가 다시 활기를 찾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국제유가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연기되거나 취소됐던 중동국가들의 공사 발주가 다시 재개되고 있는가 하면 아세안 등 신규 시장 개척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국제 유가 상승세가 주목되고 있다.
중동산 두바이유는 11일 배럴당 70.95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10월 14일 73.73 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고치이다. 올해 초 국제유가는 30 달러대 까지 떨어졌었다.
때문에 원유에 절대적인 재정을 의존하고 있는 중동국가 입장에서는 국제 유가 강세가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중동국가들은 플랜트 등 대형 공사를 발주하면서 배럴당 50달러를 기준으로 예산을 채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유가가 50 달러 밑으로 내려가면 비용을 감당할 수 없어 사업을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쿠웨이트 프로젝트 취소도 쿠웨이트 정부와 의회간의 내부 정치적인 문제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유가가 급락하면서 재정에서 문제가 생겼기 때문이었다.
윤영선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기획조정실 실장은 "유가 상승은 국내 건설생산비용 증가와 산유국 공사발주 증가의 두 가지 효과가 있다"며 "그러나 현재 건설생산비용 증가 효과는 미미할 것 같고 중동 등 산유국에서의 해외 물량 수주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국 해외건설협회 중동팀장도 "산유국들의 올해 예산은 유가하락으로 보수적이었다"며 "지금 당장 유가 상승이 공사 발주를 늘리지는 않겠지만 하반기에도 계속 오른다면 우리나라 건설업체의 해외진출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아프리카의 주요산유국인 앙골라에 진출해 있는 한 건설업체 관계자는 "10억 달러 상당의 공사 참여를 정부쪽에서 먼저 요청해와 준비 중에 있다"며 "유가 상승으로 (건설공사)분위가가 점점 좋아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열렸던 한-아세안 특별정상회담을 계기로 이 지역 건설시장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중동을 제외한 아시아지역에서 수주한 공사는 379건, 146억9000만 달러 규모다. 이 중 아세안 10개국이 91억 달러로 전체 아시아 물량의 61%에 이른다. 특히 싱가포르(29억 달러)와 베트남(25억 달러)에서의 성적이 좋았다.
인도와 캄보디아, 네팔 등지에서의 수주도 계속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이용광 해외건설협회 아시아팀장은 "글로벌 경제위기로 아세안 시장도 올해는 조금 위축될 것"이라며 "다만 우리나라 업체들이 도급공사에만 진출하는 것이 아니라 부동산 투자개발사업 등 다양한 방면에 진출하고 있어 향후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라고 말했다.
중남미 시장도 새로 주목받고 있다. 브라질을 중심으로 경제가 급성장하며 시장 다변화를 위한 중심 지역중 하나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업비 최대 38조원 규모의 브라질 고속철도사업에 우리 업체들의 참여가 예상되고 있다. 코레일을 비롯한 철도시설공단, 현대로템을 비롯해 SK건설.두산건설.남광토건 등으로 구성된 민간 컨소시엄이 지난 4월부터 수주전에 뛰어들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도 지난달 브라질을 직접 방문해 현지 관계자들과 KTX의 수출문제를 협의하고 돌아오기도 했다.
유희석 기자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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